18人의 女디자이너 뭉쳐서 “好 好 好”

  • 입력 2006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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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여성 산업 디자이너 모임인 ‘여성 디자인리더십 네트워크(WDLNet)’ 회원들이 6일 이탈리아의 세계적 디자이너 두 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가구 매장에 모였다. 여성 디자이너들의 네트워크 능력을 향상시키고 후배 여성 디자이너들의 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모임이다. 김미옥 기자
중견 여성 산업 디자이너 모임인 ‘여성 디자인리더십 네트워크(WDLNet)’ 회원들이 6일 이탈리아의 세계적 디자이너 두 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가구 매장에 모였다. 여성 디자이너들의 네트워크 능력을 향상시키고 후배 여성 디자이너들의 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모임이다. 김미옥 기자
■ ‘여성디자인리더십네트워크’를 아시나요

6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가구 매장에 기품 있는 차림새의 여성들이 속속 들어와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지난번 교수님 학생들의 디자인은 창의적이었어요. 저희 회사 제품에 적용해 볼까 합니다.”(한경하 우퍼디자인 대표)

“얼마 전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신 것 축하드려요. 휴대할 수 있는 무선 헤어기는 정말 좋은 발상이더군요.”(이동연 한국기술교육대 디자인공학과 교수)

이들은 지난해 2월 발족한 ‘여성 디자인리더십 네트워크(WDLNet)’ 회원들이다. 김진 LG전자 디자인연구소 상무, 박영순 연세대 생활디자인학과 교수, 조원숙 모닝글로리 이사 등 국내 중견 여성 산업 디자이너 18명이 한데 모였다.

○ “여성 디자이너의 힘을 모으자”

여성 디자이너들의 네트워크 능력을 향상시키고 후배 여성 디자이너들의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결성된 이 모임은 순수 친목 성격이어서 사무실조차 없다.

그렇지만 2월 강원 춘천시에서 3일 동안 ‘WDL 아카데미’를 열고 각 회사에 입사한 지 3년이 넘지 않은 여성 디자이너 36명을 교육하는 등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9일에는 이탈리아의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인 마시모 모로치 씨와 스테파토 조바노니 씨를 초빙해 연세대에서 ‘이탈리아의 디자인, 한국의 디자인’이란 국제 콘퍼런스도 연다. 6일 모임은 이를 위한 프리뷰 파티였다.

이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영순 교수는 “국내 디자인 전공 대졸자 중 70%가 여성인데도 여성 디자이너의 취업률은 30%를 밑돌고 있다”면서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전수해 실력 있는 여성 디자인 인력 풀을 탄탄하게 형성하고 싶다”고 했다.

○ “시대가 여성의 감성을 요구한다”

WDLNet 회원들은 각계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여성 디자이너로서 힘든 시기를 거쳤다.

“10여 년 전만 해도 대기업의 여성 디자이너가 임신하면 동료 남성들이 사표를 쓰라고 들이댔어요. 여성 디자이너가 제품 디자인 전문회사를 창업하면 ‘여성이 기계 회로에 대해 얼마나 알겠느냐’는 식으로 무시했죠.”(사이픽스 이경미 대표)

김진 상무는 “남성들은 술과 골프로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여성을 배제하는 일이 많다”며 “이 모임에서는 디자인 업계에 관행적인 학연 등을 무시한 채 여성 디자이너로서의 고충과 사업 구상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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