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4년 만의 뜀박질, 언제 멈출까

  • 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세금은 크게 오르는데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현 세입자들이 집을 사기보다는 재계약으로 전세기간을 연장하는 사례가 많고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집주인도 많다. 이 때문에 결혼 등으로 새로 전셋집을 구하거나 이사를 하려는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한다.

이처럼 전세 물건이 귀한 때에는 기존 아파트보다 최근 입주를 시작했거나 입주가 예정된 새 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세금 당분간 더 오를 듯

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8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의 전세금은 작년 말에 비해 평균 4.6%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 0.3% 하락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매년 1∼8월을 기준으로 한 서울 전세금 상승률은 이른바 ‘전세 대란(大亂)’이 있었던 2002년 14.4%에서 2003년 ―1.6%로 떨어진 뒤 2004년 ―4.0% 등 지난해까지 안정세를 이어 왔었다. 문제는 전세금 상승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 앞으로 예정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입주물량은 2813채로 작년 같은 기간 3166채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다음 달 입주물량은 1794채로 작년 같은 기간 4320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은 “2003년 ‘10·29 대책’ 이후 재건축 재개발 규제가 심해져 서울의 아파트 분양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최근 세금 부담 등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었다”며 “당분간 전세금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 입주아파트 노려볼 만

새로 전세를 구하거나 집을 옮기려는 사람들은 입주 중이거나 입주를 앞둔 아파트 단지를 찾으면 의외로 좋은 조건의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이달에 입주하는 역삼 아이파크와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개나리 래미안, 개나리 푸르지오 등이 있다.

역삼 아이파크는 10∼54평형 총 541채로 12∼21층 7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 분당선 한티역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있으며 단대부중, 숙명여중, 휘문고 등 교육시설도 가깝다.

개나리 래미안은 11∼22층 총 438채로 23∼55평형 규모, 개나리 푸르지오는 24∼55평형 총 332채. 푸르지오의 전세금은 3, 4개월 만에 24평형이 2억∼2억2000만 원에서 2억8000만∼3억 원으로 올랐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 휴먼시아는 총 3322채로 대형 단지여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전세를 구할 수 있다. 난곡 판자촌을 헐고 지은 대단지로 관악산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주상복합 성원상떼빌 545채도 이달 중 입주한다. 32∼51평형 규모로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래미안 월곡’은 총 1372채로,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 6호선 월곡역에서 걸어서 8∼10분 거리다.

경기 지역에도 부천시에 7월 입주 아파트가 상당수 있는 등 서울에 비해 전세물건이 많은 편이다. 경기 고양시 풍동 풍동지구의 ‘풍동뜨란채 2단지’(888채)도 7월부터 입주를 하고 있다.

○노후 단지도 고려해 볼 만

여유자금이 부족하면 주거환경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진행 중인 노후 아파트 단지나 주택을 고려할 만하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사업 초기부터 분양까지 최소한 5∼10년 걸리기 때문에 초기에 대상 주택에 전세로 들어가면 싸게 전세를 구할 수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노후 단지이기 때문에 계약 전에 교통과 주거요건 등의 단점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에 따라 교통여건이 좋아질 지역을 선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서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도권에 신분당선 등 주요 교통망 확충 계획이 몰려 있다. 임대차 계약은 2년이 기본인데 그동안 광역버스나 전철, 도로 등이 확충된다면 상대적으로 싼 비용으로 교통이 좋은 역세권 아파트를 전세로 구하는 셈이다.

전세를 싸게 구하는 것 못지않게 ‘안전한 전세 계약’도 중요하다. 일단 등기부등본에서 계약자와 등기상 소유자의 이름, 주소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압류, 가등기, 경매등기 등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런 것들이 없다면 안전하다고 보면 된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등기부등본은 계약 당시만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도금과 잔금을 치를 때, 전입신고 직전 등 단계별로 챙겨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7∼9월 입주 수도권 주요 아파트
입주시기위치아파트가구수평형
7월서울 성북구 하월곡동래미안월곡137224∼43
서울 양천구 목동목동e-편한세상 27632∼56
경기 고양시 풍동풍동뜨란채2단지 88829, 33
경기 광주시 태전동 태전 e-편한세상 27835, 53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주공뜨란채4단지110428∼33
경기 부천시 역곡동동부센트레빌 3단지 43224∼42
경기 양주시 백석읍세림세미코빌 49227, 34
경기 평택시 가재동우림필유 59033, 38
인천 계양구 동양동뜨란채3단지 47823
8월서울 강남구 역삼동개나리 래미안 43823∼55
서울 강남구 역삼동개나리 푸르지오 33224∼55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 휴먼시아332223∼44
서울 구로구 구로동두산위브 66016∼21
경기 성남시 성남동금호어울림 50724∼43
경기 안양시 안양동 수리산1차성원상떼빌 46924∼41
경기 안양시 안양동 수리산2차성원상떼빌 43624∼41
경기 용인시 동백동동백신영프로방스 59028∼59
경기 용인시 상현동수지센트럴아이파크 89541∼61
경기 파주시 문산읍두산위브 50433, 45
인천 서구 석남동서인천월드메르디앙 77824∼46
9월서울 강남구 역삼동역삼 아이파크 54110∼54
서울 관악구 신림동신림2차 푸르지오 34923∼40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성원상떼빌(주상복합) 54532∼51
서울 성동구 도선동 성동 삼성쉐르빌 34228, 34
경기 고양시 풍동두산위브 73038∼70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현대홈타운119624∼42
경기 하남시 신장동대명 강변타운136928, 33
인천 남구 주안동한신플러스 49417∼31
인천 부평구 구산동 부평자이 71925, 33
입주 시기 등은 업체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자료: 내집마련정보사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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