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서…어디 쓰는지 몰라…카드포인트가 샌다

  • 입력 2006년 9월 12일 14시 11분


회사원 이 모(34) 씨는 신용카드를 5장 사용한다.

주유 할인 카드, 영화관 할인 카드, 인터넷 쇼핑몰 우대 카드, 커피전문점 할인 카드, 항공 마일리지 카드 등이다. 한 장으로 여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도 있지만 할인 폭이 적기 때문에 여러 장을 발급받았다.

이 씨는 "카드 할인 혜택을 잘 아는 것도 재테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씨는 카드 포인트에 대해선 잘 몰랐다. 예를 들어 주유 할인카드로 휘발유 1L를 넣으면 100포인트가, 인터넷 쇼핑몰 우대 카드를 사용하면 구매금액의 5%가 각각 포인트로 쌓였다.

이 씨는 이렇게 쌓인 포인트를 한 번도 쓴 적이 없다고 한다.

●'카드 포인트가 새고 있다'

이 씨와 같은 '포인트 문맹'이 적지 않다. 리서치 전문 업체 엠브레인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 가운데 16.6%가 카드 포인트로 물건을 사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4회 이상 카드 포인트로 물건을 사본 사람은 14.8%에 그쳤다.

카드 포인트는 신용카드로 물건을 샀을 때 쌓이는 점수를 말한다. 1포인트는 대략 1원에 해당돼 포인트로 물건을 사거나 영화를 보고 외식을 할 수 있다.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귀찮아서' 또는 '어디에 쓰는지 몰라서' 카드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은 국민 1인당 카드 발급 장수가 3.35장으로 미국(5.15장)에 이어 세계 2위의 카드 보급 국가인데도 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만 쓰지 않고 버려진 카드 포인트가 약 121억 포인트에 이른다. 121억 원의 현금이 사라진 셈이다.

● '카드 포인트, 이것부터 따지자'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카드 포인트를 쓸 때 우선 '유효기한부터 챙길 것'을 조언한다. 카드 포인트는 5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제대금 청구서나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3개월 뒤 소멸될 카드 포인트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카드 포인트는 먼저 쌓인 순서대로 사용되므로 기한 내에 소멸대상 포인트를 모두 쓰는 게 중요하다.

또 연체를 하지 않아야 한다. 포인트는 카드를 사용하는 순간 발생하지만 이렇게 발생된 포인트가 고객 앞으로 쌓이려면 연체를 않고 매월 제 때 결제를 해야 한다. 연체가 되면 대부분 그 달의 포인트가 사라지거나 삭감된다.

'최저 사용한도'도 따져봐야 한다. 카드사에 따라 포인트가 적어도 5000~1만 포인트는 있어야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이 많다. 2000원 짜리 물건을 사려 해도 5000포인트 정도의 '잔액'은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카드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사용해야 유리하다.

● 과연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카드사는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거나 다른 인터넷 쇼핑몰과 제휴를 하고 있다.

이런 곳을 이용하면 적립된 포인트로 생필품과 잡화, 의류, 여행상품까지 구입할 수 있다.

물건을 사는 것 외에도 사회공헌 활동에도 포인트를 현금처럼 기부할 수 있다. 최저 사용한도를 정해놓은 카드사들도 대부분 사회공헌 포인트 사용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또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월 200원 가량)도 포인트로 결제하는 게 좋다. 사회공헌처럼 최저 사용한도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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