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특집]슈퍼카테크 “주식-부동산 비켜”

  • 입력 2006년 9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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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 페라리 공식수입사인 쿠즈플러스의 지하주차장.

이미 고객에게 판매된 25억 원짜리 엔초페라리(사진) 1대가 몇 개월째 주차돼 있다.

쿠즈플러스 관계자는 “구매자는 타려고 차를 산 것이 아니라 투자를 위해 구입한 뒤 보관과 관리를 우리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엔초페라리는 웬만한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수익률이 좋다.

660마력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3.65초에 불과한 이 슈퍼카는 2002, 2003년 400대만 한정 생산됐다. 국내에는 4대만 공식적으로 들어와 있다.

한정 생산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2004년 국내 판매 가격은 15억 원이었지만 요즘은 25억 원을 호가한다.

이 때문에 직원이 붙어 매일 한 번씩 닦고 점검하고 시동까지 걸어주며 ‘금이야 옥이야’ 관리 중이다.

대부분의 새 차는 4, 5년이 지나면 절반 값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일부 유명 브랜드의 한정 생산 차의 경우는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올해 초 단종된 포르셰 카레라GT도 1200대 한정판이다. 국내 판매가격은 8억8000만 원으로 4대가 공식 판매됐는데 지금은 거래가격이 1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부 한정 생산하는 모델은 주행거리가 짧고 상태가 좋을 경우 경매시장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 소장용으로 관리되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국내에 1대가 배정된 페라리 FXX의 판매가격은 40억 원. 쿠즈플러스는 29대 한정 생산인 이 차를 투기 목적으로 구입하려는 사람들을 배제하기 위해 페라리를 구입한 적이 있는 고객들에게만 판매키로 했다.

국산차도 드물게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황모(47·경기 화성시) 씨가 소유하고 있는 1979년산 포니Ⅰ은 2억 원을 호가한다.

황 씨는 “3년 전 서울에 사는 한 자영업자가 2억 원 상당의 포르셰와 바꾸자는 제안을 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포니Ⅰ은 1975년 처음 국내에서 생산됐으며 2000년 한 경매에서 초기 생산 차량이 5000만 원에 팔린 적이 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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