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방은 특수 관계인 및 개인 우호지분까지 합쳐 모두 53%를 롯데쇼핑에 매각하기로 지난달 2일 계약을 했다.
방송위 승인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우리홈쇼핑이 그동안 함구하다가 갑자기 최대 주주 문제를 들고 나온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18일 밤 보도 자료를 통해 “롯데쇼핑이 경방으로부터 53%의 지분을 인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우리홈쇼핑의 최대주주는 특수 관계인을 포함해 46.96%를 인수한 태광그룹”이라며 “경방 지분은 특수 관계인을 포함해 30.2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우호지분으로 분류해온 19.5%의 소액주주 지분에 대해서는 “경방과 무관한 주주들”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질적인 주도권을 태광그룹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속내는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외견상으로 보면 우리홈쇼핑이 “대주주는 태광”이라고 강조해 갑자기 ‘친태광’으로 성향이 바뀐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경방과 롯데쇼핑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현행 방송법상 케이블방송의 최대주주는 지분 변동이 있을 때마다 방송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2003년 우리홈쇼핑 재승인 당시 경방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각서를 방송위에 제출한 바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홈쇼핑에서 경방이 대주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경방과 롯데쇼핑 간의 지분거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정반대 해석도 나온다.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일부 임직원이 반기(反旗)를 들고 나왔다는 것.
태광이 18일 방송위에 “경방의 우리홈쇼핑 지분매각은 방송법 위반”이라는 의견서를 내고 GS, CJ 등 홈쇼핑회사들이 잇따라 인수반대 의견서를 내는 등 롯데쇼핑의 인수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을 감안한 것이란 설명이다.
우리홈쇼핑의 속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방과 롯데쇼핑 측은 모두 “우리홈쇼핑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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