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여가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좋은 주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대를 갖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간증권 서울지점의 서영호(전무·사진) 리서치헤드는 이런 이유로 한국 증시를 좋은 주식처럼 본다.
고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잘만 고치면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연결재무제표를 분기마다 공개하지 않으면 선진 증시가 될 수 없습니다. 주주 이익에 미칠 영향을 철저히 분석하지 않은 비효율적인 투자도 문제죠. 배당 수준도 비슷한 규모의 외국 시장에 비해 훨씬 못 미칩니다.”
서 전무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이런 부족한 점들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한국 증시가 이래서 좋은 주식’이라고 설명하는 것처럼 들렸다. 더 나아지는 모습이 실제로 확인되는 만큼 투자의 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외국인 매도물량이 늘고 있지만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외국인들은 꿈쩍 않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한국 증시에 대한 평가를 구태여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 전무는 2002년 이후 홍콩의 경제전문지 ‘아시아 머니’ 설문 조사 등 여러 평가에서 한국 증시의 톱클래스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향후 한국 증시 전망을 묻자 “상당 기간 옆으로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주가를 높이는 요인은 기업의 성장뿐만이 아닙니다.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간접투자 시장을 잘 활용하면 완만한 경사의 언덕을 꾸준히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서 전무는 “기업들이 이익이 증가한 만큼 주주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리면 한국 증시가 등정하는 정상의 높이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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