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20일 163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 수용과 파업종결 의사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1104명(67.6%) 찬성으로 가결했다.
13일 1차 투표에서는 합의안이 부결됐으며 18일 2차 투표는 일부 노조분회의 저지로 투표가 무산됐다. 그러나 20일에는 포항제철소 공사장에 전체 노조원 3000여 명 중 절반에 가까운 1400여 명이 출근하는 등 현장복귀 노조원이 꾸준히 늘어나 노조 집행부가 파업을 이어갈 구심점을 이미 상실한 상태였다.
합의안 가결에 따라 8월 12일 노사합의안의 주요 내용인 △일당 평균 5.2% 인상(노조 구성원이 다수인 기계 및 전기분회 기준) △토요 유급휴무제 대신 오후 3시까지 근무하면 하루 일당지급 등 토요 할증강화 △회사의 재하청 금지 및 2008년 6월까지는 외국인 노동자 고용금지 등의 효력이 발생하게 됐다.
특히 2002년 노사단체협약 이후 강제규정으로 채택된 ‘조합원 우선 채용’ 조항은 ‘조합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로 바뀌어 노조가 그동안 쥐고 있던 일용직 근로자 독점공급권을 잃었다.
추석을 앞두고 파업이 종결된 만큼 원청업체인 포스코건설은 건설업체들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업체의 어려움과 추석을 고려해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인 전문건설협의회의 한 간부는 “파업으로 만신창이가 된 시간이 아까워 한숨부터 나온다”며 “빨리 추슬러 일어서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공사현장에 돌아온 한 노조원은 “어쨌든 마음 편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노사 관계가 아닌 제3자 입장이면서도 파업의 중심에 놓여 있던 포스코는 이날 “이번 사태는 비록 큰 희생이 따랐지만 불법집단행동은 결코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줬다”며 “새로운 노사문화는 법과 원칙에 따른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조집행부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은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이날 ‘시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파업도시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시민이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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