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6개월 뒤엔 경기가 후퇴할 것인지, 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야기한 물가와 임금 상승이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의 ‘만물박사’들조차 다음엔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일부는 10월의 제품 생산과 고용 데이터가 7월 수준보다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자율을 낮추면 증권과 주식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2006년 하반기에는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5%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업 가치와 수익률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다.
미래를 확실히 인지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게 어디 있으랴. 그러나 항상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대공황의 시기를 기억한다. 당시 실업과 파산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모든 택시 운전사와 이발사들이 정확하게 예측했다. 1970년대 초반의 (석유) 공급 충격에 따른 가공할 스태그플레이션도 기억하고 있다. 합리적인 ‘경우의 수’들이 인플레이션 악화를 예상하던 시기다. 이런 경우 확실성이 과연 즐거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늘날 미국은 가장 훌륭한 연방준비제도를 갖추고 있다. 영국은행과 일본은행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낫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글로벌 경제의 부침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작용했는지는 최근의 경제사에서 잘 드러난다.
OPEC의 인플레이션과 일부 미국 주택가격의 버블이 동시에 폭발하면서 우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혼재된 상황에 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상품 생산이 줄어드는 현상도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과거에도 있었다. 1970년대의 오일쇼크는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필자는 2006년의 스태그플레이션은 1973∼1979년의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미약한 것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1970년대에도 경기후퇴는 세 차례 있었다. 2006, 2007년에 경기후퇴 가능성이 높지만 필자는 희망에 차 있다.
미국의 실질성장률이 연간 2% 미만이라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를 뒤집기 위해 개입할 것이다. 만약 소비자물가지표가 연간 3% 이상 증가한다면 역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대테러전쟁으로 불가피하게 군사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시점에서 나오는 경기침체의 취약성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다.
우리는 경제 역사가 가장 차분한 것으로 기록되는 1980∼2006년의 시대에 살고 있다. 더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젠 미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집중에서 초점을 바꿔 보려 한다. 오늘날의 새로운 기관차인 중국을 무시하면 안 된다. 인도 기관차도 마찬가지다.
유럽연합도 미국과 비슷한 생산력을 보일 것이다. 유럽연합의 신입회원인 동유럽도 미국이나 유럽연합의 중심 국가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 일본 대만에서 벌어졌던 일이 이젠 에스토니아 헝가리 체코와 발칸반도의 다른 나라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유럽연합 발전의 동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난한 국가들의 신중한 정책에 행운이 겹친다면 상당기간 7%에 이르는 고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 이런 21세기는 동시대인들에겐 놀라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폴 새뮤얼슨 경제학자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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