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기업체 ‘명절 귀성버스’ 사라진다

  • 입력 2006년 9월 27일 09시 20분


기업체의 귀성버스가 사라지고 있다.

대기업이 밀집한 울산에서는 10여 년 전만 해도 명절 때마다 각 기업체가 수십 대의 귀성버스를 운행했으나 자가용 귀성이 늘어나면서 귀성버스도 크게 줄어들었다.

울산 지역 대기업 가운데 올 추석에 귀성버스를 운행하는 곳은 현대자동차가 유일하다. 현대차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 5일 오전 7시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귀성버스 2대가 출발한다고 밝혔다.

올해 귀성버스 이용자는 울산공장 전체 임직원(2만8000명)의 0.12%에 불과한 34명. 가족(56명)을 포함해도 90명밖에 되지 않아 올해 귀성버스는 2대만 울산∼경북∼서울, 울산∼강원∼서울 등 2개 노선으로 운행하기로 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울산으로 오는 날짜는 서로 달라 복귀버스는 운행하지 않는다.

지난해 추석 때 이용자(가족 포함) 139명을 위해 5대를 운행한 것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으며, 가장 많을 때인 1995년 설날(이용자 4500명에 귀성버스 100대 운행)에 비해 50분의 1 수준이다.

회사 측은 “단체협상 조항에 희망자가 있을 경우 귀성버스를 운행하도록 규정돼 있어 귀성버스를 운행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희망자가 더 줄어들 전망이어서 귀성버스를 운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근로자와 가족들이 회사에서 나눠 준 선물세트를 들고 귀성버스에 오르는 모습도 공단도시에서 눈에 띄는 귀성 풍속도였으나 근로자들이 원하는 주소지로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바람에 이 같은 모습도 사라졌다.

현대중공업은 1990년대 초반까지 명절 때마다 40∼50대의 귀성버스를 운행했으나 희망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10여 년 전부터 귀성버스를 없앴다. 대신 귀향비를 지급하기로 노조와 합의하고 올 추석의 경우 50만 원씩 지급한다.

SK와 현대미포조선 등도 10여 년 전부터 귀성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한편 이들 대기업은 올 추석 연휴를 4∼5일간 실시하고 상여금은 평균 50∼100%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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