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는 역시 과학, 특허만 10여개죠”

  • 입력 2006년 9월 29일 03시 01분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이 자체 운영 중인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에서 표준 인체 모델인 ‘컴퓨맨(Compuman)’을 통해 최적의 수면 조건을 찾고 있다. 사진 제공 에이스침대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이 자체 운영 중인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에서 표준 인체 모델인 ‘컴퓨맨(Compuman)’을 통해 최적의 수면 조건을 찾고 있다. 사진 제공 에이스침대
《다음 보기 중 가구가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①서랍장 ②침대 ③TV ④장롱

쉬운 문제 같지만 1990년 중반 당시 초등학생들은 한 침대회사 광고 카피 때문에 정답을 ③ 대신 ②로 적는 실수를 하곤 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1993년부터 5년여간 이 광고 카피를 사용해 온 에이스침대는 실제 ‘침대의 과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했다.

연구개발은 안유수(76) 회장에 이어 현재는 2003년 대표이사를 맡은 아들 안성호(38)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부자(父子)의 노력 덕분에 이 회사는 미국과 유럽의 세계적인 침대 제조사들도 한두 개밖에 취득하지 못한 특허를 10여 개나 확보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올해 3월 국내 특허를 취득한 ‘하이테크 매트리스 공법’. 미국 영국 일본 등 14개국에서 특허가 출원돼 있는 이 기술은 최근 선보인 ‘에이스Ⅱ’에 적용했다.

안 사장은 최근 본보 기자와 만나 “이 기술은 어떤 체형도 인체 곡선을 따라 지지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며 “현재 주문이 밀려들어 24시간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말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튜브코일 공법’도 침대를 명품 수준으로 끌어올린 새로운 기술”이라며 “이 기술이 적용된 ‘로얄 에이스’는 어떤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부친인 안 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개발된 튜브코일 공법은 매트리스의 스프링을 ‘부드러운 부분’과 ‘딱딱한 부분’으로 나눠 허리를 받쳐 주게 해 편안함을 극대화했다는 것.

세계적인 침대 제조업체인 미국의 K사가 로열티를 지불하고 이 기술을 쓰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협상 중이다.

기술개발의 힘은 이 회사가 운영 중인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에서 나온다.

이곳에서 10여 명의 의학 공학 전문가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이달 초 침대 업계 최초로 한국교정시험기관 인증기구(KOLAS)로부터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증을 획득 했다.

안 사장은 “인간은 인생의 30%가량을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단순히 침대를 팔아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수면 건강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각오로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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