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기업 성장잠재력 약해져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국내 대표기업들이 지나친 보수적 경영으로 투자를 줄인 탓에 재무안정성은 높아졌지만 성장잠재력이 약해져 세계 주요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일 음식료 화학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 통신 등 6개 업종의 국내외 상위 3개 대표기업을 뽑아 2003∼2005년 경영실적을 분석한 ‘주요업종별 국내외 대표기업의 경영성과 비교’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8개 국내 대표기업의 평균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은 99.5%. 반면 18개 세계 주요기업은 182.3%로 한국 대표기업들의 갑절에 육박했다.

그러나 부채의 성격은 세계 주요기업에 비해 훨씬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총차입금 가운데 만기 1년 미만인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기준 53.1%로 세계 주요기업(30.0%)을 크게 웃돌았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높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경제적 충격 때 국내기업들이 입을 타격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비용 비율도 지난해 국내 대표기업이 평균 3.2%인 반면 세계 주요기업은 3.4%였다. 기술력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매출액 증가율도 2004년까지는 국내 대표기업들이 세계 주요기업보다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역전됐다. 국내 대표기업이 5.8%였던 반면 세계 주요기업은 5.9%였다.

양재룡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국내 대표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제 환경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세계 주요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대표기업의 주요 경영성과 비교(단위: %)
-국내 대표기업세계 주요기업
2003년2004년2005년2003년2004년2005년
부채비율124.4111.499.5220.8192.8182.3
총차입금 중단기차입금 비중54.155.053.128.828.730.0
매출액 증가율14.724.15.84.34.25.9
매출액 대비연구개발비 비율2.93.13.23.63.53.4
음식료 화학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 통신업종에서 3개씩 18개 기업의 평균.
자료: 한국은행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