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전쟁의 포문을 터뜨린 곳은 현대건설. 1999년 말부터 ‘현대 홈타운’이라는 브랜드를 썼던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 ‘힐스테이트’라는 새 브랜드를 발표했다.
인기배우 고소영 씨, 영화감독 임권택 씨와 가수 윤도현 씨 등을 모델로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도 병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브랜드 홍보비로 100억∼150억 원을 투입할 작정이다.
이태석 현대건설 부장은 “기존 브랜드는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아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새로운 브랜드로 건설 명가(名家)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달 말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처음으로 붙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삼성건설은 아파트 외관에 색채 마케팅을 도입하는 ‘맞불작전’을 펴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아파트 단지마다 각양각색의 색채를 썼지만 앞으로는 회색 녹색 빨간색 등 3가지 색깔만을 사용해 멀리서도 ‘래미안’인지 금세 알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김동욱 삼성건설 브랜드팀 과장은 “2000년 전후에는 각 건설사가 브랜드를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브랜드에 걸맞은 이미지를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켜야 할 때”라면서 “래미안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색채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건설은 지난달 중반부터 탤런트 장서희 씨와 김성수 씨를 기용해 연작 드라마 형식의 TV광고 ‘클라이맥스를 산다’편을 내보내고 있다.
올해 6월 브랜드 인지도 1위(AC닐슨 조사)로 꼽혔던 대우건설은 지난달 말부터 ‘그녀의 느낌’편을 내보내며 ‘수성(守城) 작전’에 돌입했다. 기존 모델인 탤런트 김남주 씨가 나오며 푸르지오 아파트에 사는 여성들은 언제 어디에서 만나도 서로를 느낀다는 내용이다.
대우건설 측은 “기존 모델이 아파트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제대로 연출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홍보 계획에도 당분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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