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결과에 따르면 금요일인 9월 22일 오전 10시에는 3개 은행의 마진율이 모두 달랐지만 낮 12시에는 마진율이 2.50%로 같아졌다. 외환시장 거래가 끝난 뒤인 22일 오후 6시, 3개 은행의 마진율은 2.90%로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마진율은 23일과 24일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매매기준환율 달러당 946.90원에 마진율(2.90%)을 곱한 27.46원이 마진이 됐다. 이 은행 고객들은 1달러를 사기 위해 매매기준환율에 마진을 더한 974.36원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매매기준환율은 당일의 외환거래 실적에 따라 은행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과 외환은행도 2.90%의 마진율을 적용하면서 환전요율은 달러당 974원대로 비슷했다.
○ 2.5%∼2.9%로 ‘붕어빵’… 시내점포도 같아
신한 우리 외환 등 3개 은행이 서울 명동 종로 강남 일대 점포에서 적용하는 환전 마진율도 1.75%로 같았다.
이들 은행 마진율은 2002년 8월 이전에는 모두 달랐지만 지난해 11월부터 같아졌다. 경쟁 은행의 눈치를 살피다보니 마진율이 같은 수준이 됐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국민(마진율 1.90%), 하나(1.99%), 기업(2.0%) 등 다른 은행의 마진율은 모두 달랐다. 이홍 국민은행 외환업무부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마진율 차이는 있게 마련인데 (3개 은행의 마진율이 같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3개 은행의 인천공항지점 마진율은 일반 점포보다 1.15%포인트 높았다.
이에 대해 공항 지점 측은 “달러를 시장에서 쉽게 매매하지 못해 위험 분산이 힘든 데다 인건비가 많이 들어 공항 지점의 마진율이 높다”고 해명했다.
○ “다른 은행 환율보고 조정한 결과”
공정거래위원회는 3개 은행의 마진율 담합 여부를 파악하려면 △달러 조달비용 △마진율 차이 △적정이익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공항 지점들은 대체로 홍콩에 있는 외국계 은행에서 달러를 매입해 고객에게 판매한다. 달러 조달방식은 비슷하지만 조달규모와 비용, 인건비 등은 은행마다 차이가 난다.
송상민 공정위 카르텔팀장은 “스프레드(마진율)가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똑같다면 담합이라고 의심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강현철 인천공항지점 차장은 “직원들이 다른 은행 환율을 보고 조정하다보니 마진율이 같아진 것으로 담합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본보가 담합 여부를 취재하기 위해 최근 3개월치 환전 데이터를 요청하자 세 은행은 “데이터를 2주 이상 보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개 은행은 본보 취재 사실이 알려진 추석 연휴 기간부터 마진율을 서로 다르게 적용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환전 마진율:
은행들이 고객에게 달러를 팔거나 고객이 보유한 달러를 사는 값을 정하기 위해 매매기준환율에 적용하는 비율. 스프레드라고도 한다.
인천공항 은행 점포들이 달러 환전 때 적용한 마진율 추이(단위:%) | |||||||
은행 | 9월 22일낮 12시 | 22일 오후 3시 30분 | 22일 오후 6시 | 23일(종일) | 24일(종일) | 25일 오전 9시 | 25일 오전 11시 |
신한은행 | 2.50 | 2.50 | 2.90 | 2.90 | 2.90 | 2.90 | 2.50 |
우리은행 | 2.50 | 2.50 | 2.90 | 2.90 | 2.90 | 2.90 | 2.50 |
외환은행 | 2.50 | 2.50 | 2.90 | 2.90 | 2.90 | 2.90 | 2.49 |
자료:각 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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