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존에 밀던 후보가 거래소 노동조합의 강한 반대로 감사 선임이 어렵게 되자 정부가 다른 인물을 후보로 내려 보내려 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인사 외압에 부담을 느낀 감사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전격 사퇴해 파장이 예상된다.
감사 후보추천위원장인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추천위원인 정광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와 함께 거래소 이사장 앞으로 사퇴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현 정부의 코드에 맞는 부산 출신 인물을 감사 후보로 해 달라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메시지를 지난달 전달받았다”며 “비상식적인 부분이 너무 많아 법과 원칙에 따른 후보 추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위원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관계자가) 지난번 그 사람보다 나을 게 없어 보이는 사람을 후보로 받아달라고 했다”며 “부산 지역 시민단체가 추천한 감사원 출신 인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의 증언은 정부가 386운동권 출신으로 5·31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회계사 출신 김모(42) 씨를 거래소 감사로 내정했다가 노조의 반대에 부닥치자 다시 다른 코드 인사를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또 함께 사퇴서를 제출한 정 교수도 “4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사기업(증권거래소를 의미)의 감사 인사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현실에 좌절했다”고 말했다.
한편 추천위는 두 추천위원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12일 모임을 다시 갖고 정부가 밀고 있는 새 후보의 감사 추천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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