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세계 경제가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더라도 급격한 하강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외 환경이 여전히 불안한만큼 적극적으로 내수를 살려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소는 11일 '2007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추정치 3.7% 보다 0.4%포인트 낮은 3.3%로 제시했다.
박번순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내년 미국과 중국의 연착륙으로 이들 국가의 수입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비 주도의 성장이 예상되는 일본 시장에 대한 내구소비재 수출에 힘쓰고 2004년 11월 이후 중단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하루 빨리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유가 안정으로 실질 구매력이 늘어나는 시장도 적극 개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 경제 급랭 등의 위험에 대비, 적극적으로 내수 진작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박 연구원은 소득세 감세 등으로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각종 준조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세에 따른 세수부족분은 전문직이나 자영업자의 세원확충과 불필요한 경비 삭감으로 대응하라고 제안했다.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 주택가격 안정, 서비스 부문 경쟁력 향상 등도 내수 회복 방안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연구소는 내년 세계 경기 하강 속도에 대해서는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연구소는 우선 가장 우려되는 미국의 주택 경기가 급랭을 피해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 부동산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장기금리(미국채 10년물)가 지난 6월 5.24% 까지 오른 뒤 이달 6일 현재 4.69%까지 떨어지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주택 판매 감소와 함께 신규 착공도 줄어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주택 과잉공급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주택경기 침체에 대비, 내년에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유가까지 낮아져 실질 구매력이 늘어나면 미국의 소비는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더라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으로 미뤄 내년 미국의 성장률은 올해 3.3% 보다 0.3%포인트 낮은 3%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국제 유동성 축소에 따른 투기 수요 감소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소는 올해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평균 61달러로 추정되는 유가가 내년에는 55~60달러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유가가 하향 안정될 경우 석유 수요가 많은 중국.인도.인도네시아.태국등 신흥 시장은 실질소득 증가 효과로 내년에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내년 중국의 성장률은 9.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소는 일본과 EU 역시 구조 개혁의 성과와 더불어 2007년 모두 2%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세계 경기 둔화의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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