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중나모여행 천신일(63) 회장이 생활 속에서 늘 실천하는 신념이다.
천 회장은 15일 경기 용인시 세중옛돌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7주년 기념 '제2회 세중옛돌박물관 음악회'에서 고려대 연세대 포항공대 등에 자신이 소유한 세중나모여행의 주식 110만여 주를 기부했다.
천 회장이 기부한 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10억 원에 이른다. 천 회장은 세중나모여행의 최대주주로 이번에 기부한 주식은 자신이 소유한 주식의 3분의 1에 달한다.
그는 이날 어윤대 고려대 총장, 정창영 연세대 총장,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 신광섭 국립민속박물관장 등 200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음악회에서 기부대상 단체들에 주식을 기부했다.
재계에서는 천 회장의 이번 기부를 회사 돈이 아니라 사재를 기부했다는 점에서 큰 평가를 하고 있다.
그의 사회 환원은 이미 여러차례 이뤄져 왔다. 이미 고려대와 포항공대, 국립중앙박물관회 등에 9억5000만 원을 기부했고 9월에는 사재를 털어 세중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부지 5500평의 이 재단은 문화관광부등록 유물 180점을 소장하고 있다.
"그동안 해왔듯 남모르게 기부하려 했지만 최대주주의 주식지분이 변할 때에는 법적으로 공시돼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개하게 됐습니다. 다른 이들이 기부하는 모습을 접하면 행복한 느낌이 들어서 제 기쁨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었고요."
그는 16일 주식을 공개적으로 기부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천 회장은 그동안 기업을 꾸려오며 주변 여러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을 잊지 못한다. 그는 이들의 도움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
"1970년대 초 제철회사 설립 때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업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출장 서비스를 부탁해 큰 힘이 됐고요."
비교적 굴곡이 없었던 사업은 모두 주변 사람들의 도움 덕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의 대표로서 '모든 이들이 원하는 때 가고픈 곳에 갈 수 있도록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의 사업 철학이다.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민속박물관학회 부회장 등 천 회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특히 25년 째 몸담고 있는 레슬링협회에 대한 그의 애착은 남다르다.
"레슬링은 기교가 없는 운동이라서 좋아합니다. 기교 없이도 땀을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요."
'땀을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레슬링의 특성은 천 회장의 사업 철학이기도 하다.
천 회장은 6년 전 민속박물관학회 부회장으로 일본에 유출되거나 전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옛돌을 사모아 세중옛돌박물관을 설립하는 등 교육과 문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
조은아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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