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FTA 협상 반대시위…부상자 속출

  • 입력 2006년 10월 24일 17시 40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 둘째 날인 24일 제주에서는 FTA 협상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빚어져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농민이 아닌 대학생과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운송노조 덤프연대 소속 조합원이 시위대 앞쪽에서 폭력 시위를 주도했다. 또 시위대는 경찰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취재 기자들을 향해 돈을 던지고 각목을 휘두르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다.

이날 낮 12시 5분경 서귀포시 중문동 농협하나로마트 앞에서 열린 '한미 FTA협상 반대 결의대회'를 마친 시위대 1000여 명이 1km가량을 행진한 뒤 협상장인 신라호텔이 있는 중문관광단지 입구로 이어지는 다리인 천제교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다리를 건너 신라호텔 쪽으로 가려던 시위대는 미리 다리 앞을 막고 서 있던 경찰을 20분가량 거세게 몸으로 밀어붙였으나 진입이 여의치 않자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시위대 앞쪽에 서 있던 대학생들과 조합원들은 경찰을 향해 주먹과 플라스틱 파이프를 휘둘렀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장송회 의장도 이날 시위에 참가해 시위대 앞쪽에서 전의경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의 차단에 막혀 천제교 진입에 실패한 시위대는 낮 12시30분경 다리 입구에 설치돼 있던 바리케이드용 컨테이너 5개 중 2개를 밧줄로 묶어 끌어냈다. 시위대는 컨테이너 위에서 시위 현장 사진을 찍고 있던 사진기자들이 컨테이너를 끌어내는 데 방해가 되자 기자들을 향해서도 돌을 던졌다.

경찰은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시위대가 협상장 쪽으로 진출하려 하자 오후 12시40분경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과정에서 또다시 시위대와 전의경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빚어져 1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의경 4명이 발목과 얼굴 등을 다쳤고 시위대도 경찰의 방패와 곤봉에 맞아 눈 밑이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입어 전남농민회 소속 권모(43) 씨 등 6명이 119구급차에 실려 서귀포의료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이 강제해산을 시도하자 시위대는 40분가량 '한미 FTA 협상 중단', '폭력 경찰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다 오후 2시경 해산했다.

한편 관광객으로 위장해 중문관광단지 안으로 들어간 뒤 신라호텔정문 앞 주차장에서 '한미 FTA 협상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협상장 진입을 시도하던 김모(33) 씨와 조모(34) 씨가 이날 오후 12시45분경 현장에서 붙잡혀 서귀포경찰서로 연행됐다.

서귀포=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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