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하는 고소득층, 빚지는 저소득층

  • 입력 2006년 10월 27일 02시 53분


외환위기 이후 저소득층의 저축률은 크게 떨어진 데 반해 고소득층의 저축률은 약간 상승해 소득계층 간 저축률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6일 ‘소득계층별 가계저축률 격차 확대의 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통계청의 ‘도시가계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이 하위 20%인 계층의 저축률은 1996년 ―1.1%에서 2004년 ―21.4%가 됐으나 같은 기간 상위 20%인 계층의 저축률은 32%에서 33%로 다소 높아졌다.

저축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저축이 없고 부채만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패널조사’에서도 월소득 200만 원 미만인 가구 중 실제로 저축을 하고 있는 가구 비중은 1997년 60.3%에서 2003년 34.8%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소득에 따른 저축률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고소득층이 노후 대비에 관심이 높은 데다 저소득층의 경우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저축률 격차가 계속 확대되면 저소득층의 생계 지원 문제로 재정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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