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을 제조 판매하는 ㈜대상이 1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대상은 현재 국내외 25개 계열사에 종업원이 2700명 있다. 매출액이 1조500억 원인 중견그룹으로 세계 3대 발효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임동인(58·사진) 대상 사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본사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키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한양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대상에 입사한 뒤 전분당(澱粉糖·옥수수를 가공해 녹말·물엿 등을 만드는 것) 사업본부 부산공장장과 군산공장장, 전분당연구소장 등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
그는 “앞으로 종합식품 분야와 바이오, 전분당, 건강식품 등 4개 부문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대신 건설업 등 비(非)관련 분야는 모두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종합식품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사업 분야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그는 “최근에 두산그룹의 ‘종가집’ 김치를 우리가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창립 50년을 맞아 가장 기억나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1960∼80년대 중반까지 삼성그룹과 벌인 ‘조미료 전쟁’을 꼽았다.
임대홍 대상 창업주가 1956년 국내 최초의 복합조미료 생산공장을 설립한 뒤 조미료시장에서 승승장구하자 1960년대 말 삼성그룹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조미료 전쟁은 시작됐다.
“삼성은 자금력과 여러 계열사를 앞세워 공세를 폈지만 조미료사업 하나밖에 없는 대상 직원들은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사력(死力)을 다했다.”
두 기업의 경쟁은 삼성에서 분리된 CJ로 이어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1998년 대상그룹 임대홍 창업주의 손녀이자 임창욱 회장의 장녀 세령 씨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하면서 과거처럼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일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대상의 기업현황
▽설립=1956년 ▽매출액=1조500억 원(2005년 말 기준) ▽주요 계열사=대상홀딩스(지주회사) 대상팜스코 대상정보기술 등 국내외 25개 ▽주요 브랜드=청정원(종합식품) 미원(조미료와 핵산) 로즈버드(원두커피) 하이포크(냉장 돼지고기) 웰라이프(건강식품)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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