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인 고 조홍제 전회장이 1966년 옛 동양나일론을 설립한 지 꼭 40년이 된 것이다.
섬유로 출발한 효성은 이후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여러 곡절을 거쳐 7000여명의 임직원과 연간 매출 5조원 규모의 외형을 이뤘다.
사업장도 68년 완공한 울산공장을 시작으로 국내 14곳에 더해 중국과 미국, 유럽, 남미 등 해외에17곳의 생산기지를 갖췄다.
그런 효성이지만 이번 40주년은 비교적 조용하게 맞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96년 당시 창립 30주년을 기해 동양나일론 등 주요 계열사 사명을 효성으로 시작하는 이름으로 바꾸고 그룹 심벌마크와 로고를 새로 만들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전면 쇄신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효성 관계자는 2일 "십진법 단위로 끊어 그저 몇주년 됐으니 요란하게 기념하는 것 보다는 내실있게 가자는 분위기"라면서 "외부 경제환경이나 회사 내부의 상황으로 미뤄 형식적인 겉치레는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년이 더 중요한다는 판단"이라고도 했다.
효성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서울 마포 본사와 울산, 창원 등 사업장별로 단출하게 기념식을 치르고 3일 창립기념 휴무를 갖는 것으로 '불혹의 생일잔치'를 치를 예정이다.
이날 이상운 사장이 미리 밝힌 기념사에서 "시대 흐름과 환경 변화에 부응해 혁신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최고의 가치를 창조하는 글로벌 일류기업이 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비전 실현을 위해 글로벌 경영 역량 확보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독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효성이 최근 노조 파업과 맞물려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 가운데 하나인 창원 중공업공장을 '직장폐쇄'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기념행사를 조용하게 보내게 된 배경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효성 측은 타이어코드 장기공급 계약, 굿이어 해외 타이어코드 공장 인수, 변압기 사업 확장, 스펀덱스 호조 등 최근의 성과를 꼽으면서 "중공업 문제는 잘 풀릴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무엇보다 장래의 성장 발판을 다지는 데 더욱 주안점을 둬야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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