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또 파업?"…민주노총 총파업 방침에 동참

  • 입력 2006년 11월 2일 17시 16분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21일간의 파업을 벌였던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박유기)가 3개월여 만에 민주노총의 총파업 방침에 동참하기로 해 지역 주민들과 하청업체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근로조건 개선과는 무관한 정치적 불법파업이어서 노조 간부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놓고 노사정간에 마찰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2일 전체 조합원 4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민주노총의 4대 요구 쟁취를 위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민주노총이 내건 4가지 요구는 △노사관계 민주화 입법 쟁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쟁취 △산재보험법 전면개정 등이다.

개표는 투표함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사무실로 옮겨 울산지역 다른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투표함과 함께 개표한 뒤 개표 결과는 15일 총파업 돌입 직전 민주노총에서 일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 들어 노조 최대 현안이었던 산별노조 전환을 성사시키기 위해 예년보다 빠른 6월 26일부터 파업에 돌입, 7월 26일까지 21일간(휴일 제외)의 파업을 벌였다. 1995년부터 12년 연속 파업이었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파업으로 차량 9만3882대를 생산하지 못해 1조2958억 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이는 2004년과 지난해에 비해 2~4배에 이르는 손실액이다. 협력업체도 올해 7700여억 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회사 측은 임금협상 타결 3개월여 만에 또 다시 정치적 목적의 파업이 예고되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차는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만회를 위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월 평균 4회 이상 휴일특근을 할 만큼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급락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940원 대가 1일 무너져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올해 3분기 현대차 경영실적의 경우 매출 5조88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 올해 2분기(4~6월) 보다 16% 각각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 1832억 원은 2분기 4092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울산지역 상공인들은 "올 여름 현대차의 장기파업으로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가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는데 또 다시 파업을 예고해 안타깝다"며 파업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부산지방노동청 울산지청은 "현대차 노조가 15일 파업에 동참할 경우 이는 '근로조건 개선과 관련된 사안에만 쟁의행위를 하도록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위반"이라며 조만간 노조를 방문해 이런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노조 핵심간부들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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