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증시
증시가 지지부진한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먼저 북한 핵실험의 파급 효과다. 10월 들어서자마자 북핵 이슈가 터지면서 투자심리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쳤다. 보름여 만에 주가는 회복됐지만 심리적 충격은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등 증시를 주도하는 대형 정보기술(IT)주가 외국인들의 집중매도로 더딘 주가 흐름을 보인 것도 정체의 원인이 됐다.
수급(需給) 문제도 신경이 쓰인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팔아 치워도 국내 증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주식형 펀드로 계속 자금이 모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한 상태다. 10월 말 현재 주식형펀드 총수탁액은 44조5260억 원.
월별 수탁액 증가분은 △5월 3조968억 원 △6월 2조1702억 원 △7월 1조3010억 원 △8월 1조2923억 원 △9월 1조1217억 원 △10월 8290억 원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증시에서 재미를 못 본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끈한 랠리는 없다
1990년 이후 지난해까지 16년간의 월별 코스피지수 평균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연말연시의 주가 흐름이 가장 좋았다.
1월이 5.11%로 가장 많이 올랐고, 그 다음이 11월(3.97%)이었다.
특히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11월 코스피지수는 단 한 차례도 하락한 적이 없었다. 이 기간 지수는 평균 9.74% 올랐다. 12월에도 지난해 6.31% 오른 것을 포함해 최근 3년 동안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대부분의 국가가 5월 고점을 찍고 7, 8월 주춤한 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도 이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는 5월 11일 1,464.70까지 오른 뒤 하향 추세를 보이다 최근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랠리는 아니더라도 올해 연말에는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화끈하게 오르진 않더라도 1,450 선에는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기관투자가들의 매입이 연말에 집중될 때가 많았다”며 연말 상승세를 점쳤다.
핵실험 감행으로 증시를 불안하게 만든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한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기업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더라도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예상돼 중소형주에 주로 입질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연말이 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지난해처럼 전 업종이 골고루 상승하는 연말 랠리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는 얘기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1990년 이후 11월과 12월 코스피 지수 추이 | ||
<11월 1∼30일> | ||
연도 | 11월 말 지수 | 11월 등락률(%) |
1990 | 697.03 | 1.00 |
1991 | 652.11 | -6.30 |
1992 | 663.36 | 7.76 |
1993 | 811.06 | 8.04 |
1994 | 1,074.41 | -2.82 |
1995 | 930.92 | -5.99 |
1996 | 726.48 | -4.11 |
1997 | 407.86 | -13.37 |
1998 | 451.88 | 12.01 |
1999 | 996.66 | 19.57 |
2000 | 509.23 | -1.02 |
2001 | 643.89 | 19.72 |
2002 | 724.8 | 10.00 |
2003 | 796.18 | 1.77 |
2004 | 878.06 | 5.18 |
2005 | 1,297.44 | 12.03 |
평균 |
| 3.97 |
<12월 1∼31일> | ||
연도 | 12월 말 지수 | 12월 등락률(%) |
1990 | 696.11 | -0.13 |
1991 | 610.92 | -6.32 |
1992 | 678.44 | 2.27 |
1993 | 866.18 | 6.80 |
1994 | 1,027.37 | -4.38 |
1995 | 882.94 | -5.15 |
1996 | 651.22 | -10.36 |
1997 | 376.31 | -7.74 |
1998 | 562.46 | 24.47 |
1999 | 1,028.07 | 3.15 |
2000 | 504.62 | -0.91 |
2001 | 693.70 | 7.74 |
2002 | 627.55 | -13.42 |
2003 | 810.71 | 1.82 |
2004 | 895.92 | 2.03 |
2005 | 1,379.37 | 6.31 |
평균 |
| 0.39 |
자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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