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단은 낮은 인지도,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 부족한 기부금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컨설팅에 참가했던 BCG 조연주 컨설턴트는 “일반인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기부자를 심층 면접하는 등 한국의 기부 시장 파악에 집중했다”며 “이 재단이 2010년까지 연 30%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통상 억대 이상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컨설팅 작업은 무료로 진행됐다. BCG의 사회공헌을 위한 ‘프로 보노(pro bono·공익을 위하여)’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 전문성을 살린 사회봉사 확산
우리은행 기업컨설팅팀 임동수 부부장은 요즘 종교단체와 비영리재단 등 컨설팅이 필요한 단체를 찾고 있다. 올해 초 비영리단체 ‘아름다운가게’를 2∼3개월 무료로 컨설팅한 데 이어 다음 달부터 봉사할 대상을 찾고 있다.
임 부부장은 “매년 1개 단체에 2, 3명의 컨설턴트를 파견해 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일기획은 올해 4월 사내 자원봉사단 ‘러브 디자인 봉사단’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1990년대 말부터 업무 외 시간을 이용해 중소기업의 로고나 사명(社名)을 무료로 제작해 주던 비공식적 조직을 공식화한 것.
통신공학을 전공한 SK텔레콤 네트워크운용본부 고창호 매니저는 3년 전부터 한 학기에 사흘, 하루 3시간을 할애해 초등학교에 가서 과학 이론을 가르치고 실습 교육도 한다.
○ “나만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기부한다”
제일기획 한성욱 대리는 얼마 전 자원봉사로 중소기업인 ‘가락전자’의 로고를 만들다가 이 회사 측에 ‘KR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회사 측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한 대리는 “기업이미지(CI) 개선으로 회사를 업그레이드한 것 같다”며 “남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여서 단순 노동력을 제공하는 봉사를 할 때보다 쉽고 즐겁다”고 말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우리은행의 컨설팅을 받은 뒤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났다.
아름다운가게 기획팀 송기호 팀장은 “컨설팅 결과에 맞춰 서울시내 50여 개에 이르던 점포 중 5, 6개를 이전 또는 폐쇄했고 콜센터 2곳 중 1곳도 없앴다”며 “이전과 달리 (기업처럼) 수익을 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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