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反기업정서, 기업인 책임도 크다

  • 입력 2006년 11월 11일 03시 00분


재미교포인 이종문 암벡스 그룹 회장이 자신의 출연금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세운 ‘기업가정신연구센터’ 개관식에서 기업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을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벤처기업가들이 회계 조작 등으로 철창 신세를 지는 것은 기업가정신을 제대로 교육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기업은 생산과 성장, 국가발전의 동력이다. 한국이 세계에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한 것도 기업 덕이 크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반기업 정서는 기업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다. 이는 다른 정치 사회집단의 책임 전가(轉嫁) 행태에도 원인이 있지만 그들에게 빌미를 제공한 기업인의 책임도 작지 않다.

정경유착, 부정부패, 분식회계, 소액주주 이익 침해, 탈법 상속, 황제경영 등은 기업과 기업인의 이미지를 흐려놓았다. 일부 벤처기업은 근년에도 기술 개발보다는 주식 장사와 머니게임에 더 몰두한 것이 사실이다.

“정도(正道)경영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 기업은 사회의 건강한 일원이라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서의 자각이 절실하다.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교육과정들은 마련되고 있지만 기업가정신에 관한 교육은 극히 미흡하다. 유럽에서는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길러 주는 과정을 정규교과에 넣고 있고, 미국과 일본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개관된 기업가정신연구센터는 기업가정신의 연구 교육 선양(宣揚) 활동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노력은 재미교포인 이 회장이 하기 전에 국내 기업인들이 먼저 했어야 했다.

기업인들은 또 반기업 반시장 세력의 공세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때리면 맞고 뒤로 문제를 푸는 식의 구태(舊態)에서 스스로 벗어나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가치를 훼손하는 세력에 맞서야 한다. 시장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남에게 떠넘기고, 나는 뒤에서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인들만으로는 시장과 기업을 지키기 어렵다. 기업별로 하기 어려운 일에는 경제단체들이 조직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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