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 대출 금리, 신규대출만 우대혜택 줄이거나 없애

  • 입력 2006년 11월 13일 03시 00분


규제 약발 안 먹히는 재건축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3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현장.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값은 10개에 이르는 각종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출범 초보다 평균 두 배를 넘는 수준으로 올랐다. 이종승 기자
규제 약발 안 먹히는 재건축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3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현장.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값은 10개에 이르는 각종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출범 초보다 평균 두 배를 넘는 수준으로 올랐다. 이종승 기자
시중은행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함에 따라 실제로 대출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적용될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에 곧 발표될 정부의 추가 부동산대책에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의 돈줄을 조이는 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출금리 인상 내용과 주택담보대출 방식이 어떻게 바뀔지를 문답으로 알아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얼마나 오르나.

“각 은행은 우대금리 혜택을 0.1∼0.3%포인트 줄일 움직임이다. 실질적으로 이만큼 금리가 오르는 셈이다. 1억 원을 대출 받는다면 종전보다 매년 10만∼30만 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의 대출금리도 오르나.

“아니다. 우대금리 축소 또는 폐지 방침은 신규 대출자에게만 적용된다. 기존 대출자의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변하는 수준에 따라 바뀔 뿐 이번 금리 인상과는 무관하다.”

―당장 대출할 때 낮은 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꼭 자금이 필요하다면 은행별 우대금리 축소 폐지 시점을 비교해 우대금리 제도가 있는 은행에서 신속히 대출 절차를 밟는 게 유리하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은 아직은 금리체계를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주택대출 심사에는 2∼3주 걸리고 이 과정에서 어느 금리를 적용할지 불투명하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부 은행은 헌혈을 하거나 장기기증 서약을 하면 금리를 0.1∼0.2%포인트 할인해 준다.”

―DTI란 무엇인가.

“투기지역에 있는 아파트 가운데 시가 6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살 때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규제하는 제도다. DTI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갚을 연간 원리금+기타 부채의 연 이자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눠 구한다. 총부채 상환금액이 연간 소득의 40%를 넘으면 안 된다. 따라서 소득이 높으면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소득이 낮으면 대출한도도 줄어든다.”

―DTI 규제는 어느 정도로 강화될까.

“정부는 적용 대상 아파트를 투기지역 내 6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에서 3억원 초과로 확대하거나, DTI 비율을 현재의 40%에서 30%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DTI를 비투기지역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TI 규제가 강화되면 대출이 얼마나 줄어드나.

“DTI 규제가 비투기지역으로 확대될 때를 가정해 보자. 원래 연간소득이 4000만 원인 A 씨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4억 원짜리 32평형 아파트를 살 때 현재는 2억4000만 원(4억 원×LTV 한도 60%)까지 빌릴 수 있었다. DTI 규제가 도입되면 A 씨가 빌릴 수 있는 자금은 1억500만 원(만기 10년 일시상환 조건)으로 줄어든다.”

―LTV는 뭔가.

“집값의 일정 비율까지만 담보가치를 인정하고 대출해 주는 제도다. 집값이 비쌀수록 대출금이 많아진다. LTV는 투기지역에선 집값의 40%, 비투기지역에선 집값의 60%다.”

―LTV 규제는 얼마나 강화될 전망인가.

“지금까지는 투기지역의 경우 시중은행에서 LTV에 따라 담보가격의 40%를 대출한도로 인정받은 뒤 모자라는 자금은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추가로 더 빌릴 수 있었다. 대출을 받고 난 나머지 담보가격에 대해 2금융권이 추가로 LTV를 인정해 20∼30%의 자금을 빌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대출한도를 확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LTV를 금융권 전체에서 동시에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은행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받는 대출은 모두 합쳐 담보가격의 40% 이내로 제한된다.”

―LTV 규제가 강화되면 대출이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나.

“앞서 예로 든 A 씨는 LTV 강화 전에는 집값의 60%인 2억4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었지만 강화된 LTV가 도입되면 대출한도가 집값의 40%로 축소됨에 따라 대출금이 1억6000만 원(4억 원×40%)으로 감소한다. A 씨처럼 DTI와 LTV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면 각각의 대출 가능 금액을 산출한 뒤 적은 액수의 돈을 빌려 주게 된다. 이 경우 A 씨의 대출금액은 DTI가 적용된 1억500만 원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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