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소식에 대출창구 온종일 북새통

  • 입력 2006년 11월 15일 03시 00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서둘러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14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고객들이 대출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서둘러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14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고객들이 대출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일단 대출부터 받아 놓는 게 급선무입니다. 정부는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 누가 알아요.”

14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우리은행 중앙지점. 대출을 받기 위해 아침부터 몰려든 고객들로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현 수준보다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은행 창구는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지점에서 근무하는 김성민 대리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 은행에서 원하는 만큼 돈을 빌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 때문인지, 정부 대책 발표를 앞두고 대출 상담 고객이 한꺼번에 몰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수정구에 있는 한 아파트를 계약한 김모 씨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게 되면 당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3000만 원 적게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해서 이른 아침부터 은행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고 귀띔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국민은행 지점에도 대출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은행 측은 최근 이 지역의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서 대출 신청 수요 자체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했다.

이달 말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하는 박모 씨는 “최근 시세가 많이 올랐는데도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시세는 종전 가격이므로 원하는 만큼 대출을 많이 받지 못했다”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에 비해 아파트 값 상승의 진원지로 알려진 서울 강남지역의 강남 송파 서초구 은행 지점에는 대출 문의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다.

최근 매도 호가가 오르긴 했지만 거래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대부분 6억 원을 넘어 추가 대출 규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는 집값 상승이 강남 이외의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강북이나 수도권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는 부작용도 있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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