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3人 취임에서 사퇴까지

  • 입력 2006년 11월 15일 03시 00분


■ 추병직 건교부 장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2003년 2월 건교부 차관을 끝으로 한 번 공직을 떠났다. 이듬해 4월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경북 구미을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지만 지난해 4월 4일 ‘보은(報恩) 인사’ 구설 속에 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취임 이후 그는 정권의 코드에 맞춰 8·31대책, 3·30대책 등 굵직한 부동산대책 수립에 관여하면서 건교부 역대 최장수 장관의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추 장관은 잦은 돌출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다. 또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한 것과는 달리 그의 재임기간인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값은 11.7%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20.0%나 올랐다.

추 장관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결국 그가 그토록 자신만만해 하던 집값이었다.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8월부터 시작된 전세난이 추석 이후 수도권 전체의 아파트 값 급등세로 이어진 것.

다급해진 추 장관은 지난달 23일 ‘신도시 추가 건설계획’을 급히 발표했지만 수도권 전역을 투기장으로 만드는 부작용만 불렀다. 청와대가 “문책할 사안은 아니다”며 감쌌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그는 13일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고 이후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 이백만 홍보수석

이백만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2004년 3월 국정홍보처 차장(1급)을 맡아 현 정권에 참여한 뒤 올 2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으로 전격 발탁됐다.

정치권에 별다른 인맥이 없던 그가 요직을 맡게 된 데는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과의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인 출신인 이 수석은 한국일보 경제부 차장 시절 이 실장을 부장으로 모셨다.

함께 근무했던 국정홍보처와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수석은 무리한 일도 윗사람의 뜻이면 밀어붙이는 저돌적인 스타일. 그는 결국 ‘과잉 충성’ 때문에 낙마했다.

그는 홍보처 차장 때 ‘박정희 모델은 고등학교 때의 대학입시 공부, 노무현 패러다임은 대학 때의 전공 공부’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또 “노 대통령과의 간담회 내내 엘비스 프레슬리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실린 ‘러브 미 텐더’라는 노래가 자꾸 떠올랐다”는 낯간지러운 글을 쓰고 “서울은 강남과 비강남의 불균형 심화가 큰 문제”라고 밝혔으나 정작 자신은 ‘강남 아파트 갈아타기’를 통해 시가 20억 원대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강남 아파트 보유 경위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물러난 이 전 수석은 14일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사임의 변’에서 “부동산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불신을 조장하는 분위기 때문”이라며 ‘언론 탓’을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정문수 경제보좌관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1월 자신의 ‘경제 가정교사’ 격인 경제보좌관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였던 정문수 씨를 발탁했다. 행정 실무와 통상 분야의 지식을 갖춘 인물이라는 이유였다.

그는 행정고시 8회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보건사회부 등에서 일하다 율산기업 기획본부장, 아시아개발은행(ADB) 법률자문역 등을 거치기도 했다.

하지만 정 보좌관이 가장 많이 한 일은 ‘전공’과 거리가 먼 부동산 분야였다.

지난해 8·31 부동산대책을 준비할 때 실무팀장을 맡아 깊숙이 개입했으며 올해 3·30대책 등을 입안하면서 사실상 부동산정책을 총괄했다.

그러나 최근 전세난과 집값 급등으로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코너에 몰렸다. 3일 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정책 관계 장관 회의에서는 총괄 권한을 재경부로 넘기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지난달에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전문가냐”라는 한 의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해 파문을 일으켰다.

정 보좌관은 정책 실패 외에도 여러 이유로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에는 강원 철원군에 부인 명의로 농지 680여 평을 산 뒤 방치해 투기의혹에 휩싸였고 2003년 외환은행이 론스타로 매각되기 전엔 이 은행의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매각을 최종 추인하기도 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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