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자니 불안, 사자니 부담… 어쩌지?

  • 입력 2006년 11월 17일 02시 57분


2년 전 결혼해 아내, 돌이 갓 지난 딸과 전셋집에 살고 있는 회사원 최모(34) 씨는 언제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할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정부가 11·15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싼 값에 아파트를 공급할 테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기다리자니 왠지 불안하고, 집을 사자니 값이 너무 올라 부담스럽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나만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소형 아파트를 원하는 신혼부부, 중대형 평형으로 집을 넓혀 가려는 40∼50대, 소득이 적은 무주택자 등 상황에 따라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 중소형 노리는 신혼부부

상당수의 전문가는 11·15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15만6000여 채에서 내년에는 12만6000여 채로 더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최 씨처럼 중소형 아파트를 타깃으로 내 집 마련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시세보다 싼 값에 나오는 매물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팀장은 “최 씨는 자금 여력이 있다면 과감히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며 “수도권 외곽 미분양 아파트보다는 역세권이나 개발호재가 있는 곳의 집을 골라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중대형 평형으로 넓혀 가려는 1주택자

전문가들은 중소형 평형에 살고 있는 1주택자라면 중대형 평형으로 집을 넓혀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권한다.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서울 강북 등 중소형 아파트 값이 많이 올라 팔기에 유리해졌다는 것.

11·15대책의 분양가 인하와 공급물량 확대는 중소형 아파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다만 비(非)인기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먼저 집을 팔고 나서 새 아파트를 계약해야 한다”며 “자칫하면 1가구 2주택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 소득이 낮은 장기간 무주택자

이런 사람들은 정부가 신도시 물량을 공급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좋다는 의견이 많다. 신도시 공급물량이 쏟아질 2008년부터 청약제도가 바뀌어 당첨 가능성이 높기 때문.

청약제도가 바뀌면 장기간 무주택자이면서 부양가족이 많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높은 점수를 받아 분양가가 싼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정부가 신도시 아파트의 분양가를 25% 정도 낮춘다는 계획이므로 청약 가점제에서 당첨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청약 가점제에서 당첨 가능성이 낮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청약예금 청약부금 가입자들은 내년에 분양되는 공급물량을 꼼꼼히 살펴보고 2008년 이전에 통장을 빨리 사용하는 게 좋다.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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