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웃돈 주고 들여온다

  • 입력 2006년 11월 17일 02시 57분


한국가스공사가 카타르에서 내년부터 20년간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도입 가격이 비싸 소비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최근 국내에선 천연가스 수요 예측 잘못으로 공급이 크게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돼 ‘천연가스 대란(大亂)’ 우려가 나온 바 있다.

▶본보 3일자 A10면 참조
가스公, 발전용 수요 2년 앞도 예측 못했다

16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카타르 라스가스사(社)와 내년부터 20년간 매년 210만 t의 LNG를 도입하는 내용의 구매 의향서를 체결했다. 카타르는 국내 LNG 도입 물량의 27%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공급 국가다.

산자부는 최근 국내 발전(發電)용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자 올해 4월 카타르에 공급물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산자부 당국자는 “국제 천연가스 시장이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면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계약을 맺게 돼 다행”이라며 “당장 내년 1월부터 물량이 들어오기 때문에 올겨울 수급 불안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210만 t은 국내 연간 LNG 소비(지난해 2285만 t)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가스공사와 라스가스사는 21일 압달라 빈 하마드 알 아티야 카타르 산업에너지부 장관의 방한에 맞춰 정식 구매 계약을 할 예정이다.

문제는 도입 가격이다.

산자부와 가스공사는 정식 계약 전이라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상당한 웃돈을 얹어 줬을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관계자는 도입가격에 대해 “다른 나라로 가게 돼 있는 물량을 받아오는 것”이라고만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가스공사 관계자는 “t당 520∼570달러 선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가스공사의 올해 평균 도입단가(t당 466.3달러)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이처럼 도입가격이 높아지면 실제 가정에 공급되는 가격도 올라가게 된다. 가스 산업 구조개편에만 신경을 쓰다가 싼값에 장기 도입계약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쳐 높은 가격에 들여오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가스공사는 15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오만 정부와 LNG 공동 저장사업을 위한 합작투자회사 설립 의정서를 맺었다. 내년 말까지 20만 kL 규모의 저장설비 2기를 지어 비수기인 여름철에 물량을 비축한 뒤 겨울에 활용할 계획이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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