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한국투자 중단”…그레이켄 회장 또 협박성 발언

  • 입력 2006년 11월 18일 02시 57분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17일 “현재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재매각 협상을 보류 중이며 당분간 한국에 대한 투자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한국에 한 푼도 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검찰 수사에는 심각한 정치적 함의(含意)가 있다”며 “우리는 이번 혐의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며 재판으로 간다면 우리가 무죄라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권에서는 그레이켄 회장의 이번 발언이 최근 우여곡절 끝에 론스타 경영진 두 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명분을 내걸고 한국 검찰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이 불거진 이후 “매각 협상이 깨질 수 있다”며 수차례 협박성 발언을 해왔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에도 한국 검찰과 법원을 비난하는 성명을 잇달아 낸 바 있다.

다만 얼마 전까지 한국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한국에 더 투자할 수 있다”며 의욕을 보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올해 4월 방한 기자회견에서는 “외환은행을 매각한다고 해서 론스타가 한국에서 떠나려는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까지 했다.

론스타는 원한다면 언제든지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상황인 데도 실제 이렇다할 ‘액션’은 취하지 않았다.

금융전문가들은 론스타가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대상을 더는 찾지 못했고, 그나마 남아 있던 투자자산을 정리하던 터라 투자 중단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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