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한은, “엔화대출 위험 수위” 은행 조사

  • 입력 2006년 11월 21일 02시 56분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최근 엔화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일부 시중은행에 대해 이번 주 중 공동검사에 나선다.

금감원과 한은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으로 엔화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 앞으로 은행 건전성을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가 일본 경제 회복에 힘입어 강세로 돌아서면 엔화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갚아야 할 원금 부담이 커져 은행의 부실채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사 대상은 엔화 대출 규모가 많거나 최근 대출을 많이 늘린 은행이다.

점검 분야는 △대출심사의 적정성 여부 △리스크 관리 △대출자금의 적정 사용 여부 등이다.

특히 설비투자나 기업 운전자금 용도로만 쓸 수 있는 엔화 대출 자금이 최근 집값 폭등 분위기에 편승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사할 방침이다.

금감원과 한은은 규정을 어기고 엔화 대출을 해 준 은행에 대해 제재하기로 했다.

엔화 대출은 금리가 2%대로 6%대 이상인 원화 대출보다 낮은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금 상환 부담도 줄어 대출 규모가 많이 늘었다.

지난달 말 현재 기업 신한 하나 국민 우리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엔화 대출 규모는 1조1412억 엔(약 9조760억 원)으로 연초(7529억 엔)에 비해 51.6%나 늘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