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엔 건강식품…가을엔 김치…계절별 ‘맞춤택배’ 인기

  • 입력 2006년 11월 21일 02시 56분


강원 원주시 연세대 원주캠퍼스 기숙사 학생회는 해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사생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이색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학생들의 ‘겨울방학 대이동’을 책임질 택배회사를 ‘낙점’하기 위해서다. 택배 가격도 중요하지만 이삿짐용 박스는 공짜로 주는지, 얼마나 빨리 친절하게 배달하는지 등 요구 조건이 까다롭다.

택배업체들이 김치 배달, 골프와 스키 등 레저용품 배달 등 계절과 취미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있다.

○ 가을엔 김치, 겨울엔 스포츠 택배

내년 초 출산을 앞둔 신은정(28·경기 성남시 분당구) 씨는 만삭의 몸으로 김장할 형편이 못 돼 17일 택배회사에 김치를 주문했다.

다음 날 배달된 갓 담근 김치는 전용 용기에 담겨 냄새도 안 나고 싱싱한 상태 그대로였다.

한진택배 측은 “싱글족과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김치 택배가 해마다 25%씩 증가해 올해는 320만 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피가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가는 스키와 스노보드 용품은 겨울철 택배 인기 품목. 현대택배는 출발 4일 전까지 예약하면 집에서 스키장까지 스키세트를 배달해 준다.

○ 봄엔 건강을, 여름엔 휴식을 배달

택배회사들의 봄철 타깃은 건강식품. 한약의 경우 값이 비싸고 운송 도중 변질되기 쉬워 특수 포장 팩과 전용 운반기기가 동원되기도 한다. 일부 택배회사는 생산 및 제조업체와 직접 제휴를 맺는가 하면 패키지 상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대한통운은 자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3월 초 경칩을 전후해 한 달간 채취한 지리산 고로쇠나무 수액을 판매 및 배달한다.

또 일부 택배회사는 여름휴가철마다 택배와 렌터카, 숙박시설까지 한데 묶은 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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