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 연구 교육지원기관인 미국 아스펜 연구소와 세계자원연구소가 공동으로 시상하는 교육개척자상을 받은 안병훈(59·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이런 질문부터 던졌다.
그는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연구로 상을 받았다. 이 분야 권위자인 그가 왜 경영리스크를 화두로 꺼냈을까.
○ “사회책임경영은 리스크 관리”
안 교수는 “사회책임경영은 단순히 기업 이익을 사회와 나누는 ‘지출’이 아니라 생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사회책임경영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한 윤리경영을 통해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 당사자와 윈윈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코카콜라는 인도의 지하수를 오염시켰고, 나이키는 미성년자를 고용했으며, 월마트는 협력업체에 과도한 가격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지역 주민, 임직원, 협력업체와의 관계 맺기에 문제가 생기니까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서면서 해당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졌습니다.”
임직원이 내부 비리를 고발해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윤리경영은 업무 시스템, 성과 측정 방식 등과 연동돼 있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한 방법을 고집하면 언젠가 대형 사고가 터집니다. 위험 예방 차원에서 ‘사회책임경영=리스크 관리’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 “해외 진출에 사회책임경영은 필수”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SDI와 포스코는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인정받아 미국 다우존스가 매년 발표하는 지속가능경영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안 교수는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투자 유치는 물론 해외 진출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책임경영이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많은 비용을 들여 사회공헌을 하고도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윤리경영 차원에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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