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회사 직원들은 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한다.
단순한 돌덩어리인 철광석에서 복잡한 공정을 거쳐 철판이 만들어지고, 이 철판은 다시 우주선과 자동차는 물론 조각 작품의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철강이 생산되는 과정은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일관(一貫)제철소와 고철을 녹여 재활용하는 전기로 방식으로 크게 나뉜다.
철광석에서 최종 철강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제선공정, 쇳물을 강철로 바꾸는 제강공정, 수요자가 원하는 사이즈로 소재를 생산하는 압연공정의 3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렇게 3단계 철강생산 공정이 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곳을 일관제철소라고 한다.
○ 제선공정
원료탄이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철광석과 환원반응을 일으키면서 쇳물이 생산된다. 원료탄은 철광석을 녹이는 역할과 동시에 산화철 상태인 철광석에서 산소와 쇳물을 분리시키는 2가지 역할을 한다.
용광로에 들어간 철광석이 쇳물이 되어 나오기까지는 5시간 정도가 걸리며 이때 쇳물의 온도는 1500도까지 올라간다.
○ 제강공정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은 탄소 함유량이 높고 인, 유황과 같은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어 그 자체로 가공하게 되면 쇠가 잘 깨지고 부스러지기 쉽다.
일상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강철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순성분을 제거하는 제강공정을 거쳐야 한다.
제강공정에서는 항아리 모양의 전로 안에 쇳물과 고철, 석회석을 넣은 후 산소를 불어넣어 탄소 등 불순물을 제거하여 순도를 높인다.
아직 액체상태인 쇳물은 주조형틀에 주입되고 다시 연속주조기를 통과하면서 냉각 및 응고돼 가공하기 편한 크기의 ‘블룸’과 ‘슬래브’ 등 중간 소재로 만들어진다.
블룸은 압연기를 여러 차례 거치면서 점점 완제품의 모양과 가까워진다. 압연기에서 나온 중간제품을 선재압연기에 통과시키면 가느다란 선재로 된다. 슬래브는 후판압연기를 거쳐 선박 등에 사용되는 두꺼운 후판으로 생산되거나, 열간압연기로 들어가 열연코일이나 열연강판 등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열연강판은 필요에 따라 다시 냉간압연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생산되는 두께 2∼3mm의 얇은 냉연코일은 자동차나 전자제품의 본체에 쓰이는 고품질 제품으로 거듭난다.
○ 전기로
이렇게 만들어진 쇳물은 불순물이 많기 때문에 정련로에서 품질을 높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련로에서 나온 쇳물은 일관제철소와 마찬가지로 제강→압연공정을 거쳐 제품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전기로에서 나온 제품은 아무리 정제를 해도 철광석에서 나온 철강제품처럼 품질이 높지 않아 고급 제품의 소재로는 사용하지 못하고 주로 건설현장 등에서 사용되는 H형강과 철근 등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들은 사용용도에 따라 녹이 슬지 않도록 아연 등을 이용한 전기도금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두산 “제품 출시 전에 평가 받겠습니다”
에어컨을 기본 사양으로 달고 운전대 반경을 축소하는 등 운전자의 작업 환경을 최대한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산업차량BG 김웅범 부사장은 “첫선을 보인 지 3주에 불과하지만 세계 중장비 업계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중장비 업계에서는 이 같은 차세대 대형 지게차의 성공적인 안착 비결을 ‘효율적인 사전 마케팅’에서 찾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5월 전 세계 지게차 딜러 50여 명을 한국에 초청해 차세대 지게차 사전 점검 행사를 벌였다.
일반적으로 중장비 신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설계, 시험, 보완의 과정을 거치는데 두산인프라코어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미리 딜러의 평가를 받은 것.
상업생산에 앞서 시장의 요구사항과 개선사항을 반영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게 취지였지만 차세대 지게차에 대한 해외딜러들의 관심을 높이는 부수적 효과도 거뒀다.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앞선 일종의 ‘사전 마케팅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런 여세를 몰아 작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2억7000만 달러의 지게차를 수출할 계획이다. 특히 내수와 수출을 합친 판매대수가 처음으로 2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우수 딜러를 발굴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춰 세계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동부제강 “무공해 사업장으로”
항균강판 등 친환경제품도 인기
동부제강은 최근 ‘더 맑고 푸르고 깨끗하고 안전한 공장’이라는 표어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며 ‘그린경영’을 선언했다.
환경이 파괴되면 미래도 없다는 인식으로 15년 전부터 친환경 경영을 시작한 것이 그린경영의 발판이 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염물질의 배출이 많은 철강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
원료에서 시작해 제품생산과 폐기물의 관리는 기본이다. 여기에다 환경교육과 환경봉사활동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는 각오다.
우선 동부제강 내 인천공장과 아산만공장(사진), 포항공장 3개 공장을 무공해 사업장으로 바꿨다.
‘깨끗함’이 임직원들의 몸에 배지 않으면 친환경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3개 공장은 공장 바닥이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관리돼 직원들 사이에서는 “신발을 신고 다니기 미안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연구개발파트에서도 친환경 제품 개발에 여념이 없다.
병원 건물 등에 쓰이는 ‘항균 칼라강판’과 유해물질에 잘 오염되지 않는 ‘선클린강판’, 에너지 절감형인 ‘스타코트강판’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방류수 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해 수질오염물질과 물 사용량을 줄이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인천공장은 1996년 국내 철강업체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됐다. 이어 1997년에는 국제 환경경영 시스템인 ‘ISO14001’ 인증도 획득했다.
2004년 9월에는 대한민국 녹색경영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동부제강은 환경기업의 모범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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