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1월 현대차에 근무하는 광주전남지역 고졸여직원 38명의 진정을 접수해 조사한 결과 5급 고졸 남자직원이 4급으로 승진하는 데는 평균 7년이 걸리는데 반해 여자직원은 12년이 소요되는 등 남녀불균형이 심각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같은 시기에 입사한 현대차 남성 직원 35명과 여직원 43명의 직급을 비교했을 때 남성 직원은 100% 승진해 5급이 한 명도 없었고 4급이 3명, 대리와 과장도 각각 21명, 11명이었다. 그러나 여직원은 51%인 22명이 10~15년이 지나도록 승진을 못해 최하위인 5급에 머물렀다. 4급이 20명, 대리가 1명에 과장은 없었다.
인권위는 "현대차의 인사평가 항목에는 규율성 조직몰입 등 남성적 직무요소들은 들어 있지만 섬세함 꼼꼼함 등 여성적 요소는 빠진 데다 인사고과자의 성차별적 인식이 작용해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행위가 벌어진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인사규정과 승진지침에는 남녀차별적 요소가 없으며 남자직원이 더 어렵고 많은 양의 일을 맡기 때문에 승진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현대차가 남녀업무를 구분한 것 자체가 성별 고정관념에 따른 것"이라며 "실제 남녀 업무를 비교해보면 내용적인 면이나 난이도의 차이는 없다"고 적시했다.
한편 인권위는 현대차 전체를 조사해 봐도 40%를 차지하는 여직원 가운데 대리 이상은 5%도 되지 않는다며 현대차 전반에서 남녀 승진차별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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