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전야 고요냐… 폭풍 뒤의 평화냐

  • 입력 2006년 12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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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40평형대 아파트가 한 달 사이에 5000만 원가량 오르는 등 ‘특수(特需)’를 누렸던 한 달 전과는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곳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이번 달에는 11월 이뤄진 거래의 잔금치레 정도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11·15부동산대책 이후 연말 부동산시장이 ‘일시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거래도 눈에 띄게 줄었고 집값 상승폭도 한풀 꺾였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가 얼마나 이어질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이 나온 뒤 집값이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이다 다시 오른 선례가 많기 때문이다.》

○ 전세시장도 일단 안정세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1주일간 서울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0.35%로 11·15대책 직전(11월 4∼10일)의 1.26%보다 크게 낮아졌다.

서울 강남권도 마찬가지. 국세청 단속을 피하기 위해 문을 닫았다가 최근 영업을 재개한 강남권 부동산중개업소에서도 매매는 거의 없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자는 “팔려는 사람은 양도소득세 때문에 내놓지 않고 사려는 사람은 급등한 가격이 부담스러워 묻기만 하고 발길을 돌린다”고 말했다.

간혹 나오는 매물도 시세보다 1000만∼2000만 원 낮은 가격이 아니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전세시장도 아직까지는 안정된 모습.

학원가로 유명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의 전세금은 대책이 나온 뒤 1000만∼2000만 원씩 떨어지기도 했다.

○ 재건축 단지 문의는 이어져

그러나 서울 강북권과 중소형 아파트는 집값 상승의 ‘불씨’가 남아 있어 안정세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는 20평형대 0.63%, 30평형대 0.50%, 40평형대 0.31%, 50평형대 0.30% 순으로 올랐다. 작은 아파트가 더 오른 것이다.

강남권 아파트에 집중됐던 재건축 투자가 강북권으로 번지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인근 중개업소에는 최근 ‘입주한 지 얼마나 됐는지’, ‘대지 지분이 얼마나 되는지’ 등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상계동 현대공인 윤재근 사장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주공8단지의 시세는 13평형이 2억6000만∼2억8000만 원, 15평형이 3억5000만 원 정도에 형성돼 있지만 매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 내년이 분수령

전문가들은 내년 봄 이사철을 계기로 전세난과 대선을 앞둔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면 집값 불안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인 데다 대출규제 등의 ‘약발’이 먹혀 연말까지는 진정세가 이어질 것 같다”면서도 “내년 입주물량이 최근 10년 동안 최저 수준이어서 봄 이사철 전세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내년에는 보유세 부담이 더 커져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시장이 들썩일 수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 집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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