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해외로 해외로…

  • 입력 2006년 12월 10일 16시 46분


'해외 직접투자로 원화강세를 헤쳐 나가라.'

국내 대기업들이 원화가치 상승(원화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의 돌파구를 해외투자에서 찾고 있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자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해외공장의 증설과 신설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환율하락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해외투자와 생산시설 해외이전에 가장 적극적이다. 원화 강세로 일본 경쟁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7월 4만7205대까지 올라갔다가, 9월 3만3384대, 11월 2만8417대 등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중국 베이징(현대차)과 옌청(기아차), 미국 앨러배마 (현대차), 인도 첸나이 (현대차), 터키 이즈미트 (현대차) 등 5개 해외공장의 생산설비를 늘리고 추가로 미국과 유럽에 공장을 짓고 있다.

6일에는 슬로바키아 질리나(기아차)에 공장을 완공했으며 10월에는 미국 조지아주(기아차)에 12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착공했다. 중국 2공장(현대차), 광저우 공장(현대상용차), 인도 2공장(현대차)도 건설 중이다. 내년 초에는 2008년 완공을 목표로 10억 유로(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체코공장(현대차)도 짓는다.

해외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현대차그룹은 2011년까지 해외에서만 현재 생산량(연간 139만대)의 두 배를 넘는 309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철강업계의 선두주자인 포스코는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및 광산개발(120억 달러), 베트남 철강제품 생산공장 건설(11억3000만 달러), 멕시코 CGL공장 건설(2억6200만 달러), 신일본제철 주식 추가매입, 태국 타이녹스 지분 15% 인수 등의 굵직한 해외투자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해외투자를 통해 환율 리스크를 줄여나가고 있다.

인도와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지역과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이 대상 지역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도 첸나이에 제 2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주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으로 5년 동안 1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에서 급증하고 있는 TV와 모니터 등 전자 제품의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또 독일의 반도체 회사인 질트로니크사와 공동으로 1억 달러씩 투자해 2008년까지 싱가포르에 웨이퍼(반도체 원판) 공장도 지을 계획이다.

LG전자도 9월 러시아에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디지털 가전 공장을 준공했다. 같은 달 폴란드 브로츠와프에는 LCD TV공장도 가동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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