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바꾸고…용지 확보 나서고… 백화점 ‘분당大戰’

  • 입력 2006년 12월 14일 03시 04분


《“삼성플라자가 언제부터 애경으로 바뀐대?” “현대가 샀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냐, 애경도 좋대. 그런데 죽전에도 뭐 생긴다며….”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주부들이 나눈 대화다. 분당에선 지금 ‘백화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7월 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롯데백화점 분당점이 개조공사에 들어갔고 지난달에는 인근 서현동 삼성플라자가 애경에 팔렸다. 약 6km 남쪽인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의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은 내년 상반기에 문을 열기로 하고 최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길 건너 판교신도시 백화점 용지 입찰도 예정돼 있다.》

○ ‘대전(大戰)’에 대비하라

1999년 청구 블루힐백화점을 인수해 문을 연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7월 말부터 130억 원을 들여 건물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미음(ㅁ)자 형태 건물의 안쪽 외벽을 모두 헐어내고 투명 유리를 끼워 넣어 건물 전체를 쇼윈도처럼 만들었다. 5층 식당가를 지하2층으로 내려 보내고 의류 매장의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운 금빛 톤으로 바꾼다.

구본영 롯데백화점 분당점장은 “경쟁자가 속속 출현하고 있어 시설뿐 아니라 서비스 고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경은 최종 인수 계약에 앞서 삼성플라자를 실사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1월 중순까지 인수를 마치고 ‘삼성플라자’ 브랜드 사용 여부와 AK면세점 입점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애경그룹 유통부문 채동석 사장은 “삼성플라자 인수를 계기로 2010년까지 롯데-현대-신세계 유통 3강 중 한 곳을 빼고 애경의 이름을 넣겠다”고 말했다.

○ 느긋한 신세계, 다급한 현대

신세계는 내년 1∼6월 중 문을 열 죽전점에서 분당 고객들을 많이 끌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삼성그룹 임직원에게 할인혜택을 주기 때문에 그동안 삼성플라자를 이용해 온 ‘삼성맨’들이 대거 죽전점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죽전점으로 접근하는 주 도로인 미금역∼죽전사거리 길이 상습 정체구간이어서 죽전점을 이용하는 분당주민은 생각만큼 많지 않을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분당에서는 아직 ‘명함’을 못 내밀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내년 7∼12월 중 입찰 예정인 판교 신도시 백화점 용지 입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롯데 신세계 역시 판교백화점 용지에 군침을 흘리고 있어 현대가 분당에서도 ‘빅3’ 대접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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