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과 S램을 하나로…모바일 소형화 ‘혁명’

  • 입력 2006년 12월 14일 03시 04분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호텔에서 열린 ‘2006 국제전자소자학회(IEDM)’에서 ‘실리콘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호텔에서 열린 ‘2006 국제전자소자학회(IEDM)’에서 ‘실리콘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여러 가지 기술의 장점을 합친 ‘퓨전 반도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전자소자학회(IEDM)에서 세계 최초로 D램 기반의 퓨전 반도체인 512Mb(메가비트) ‘원D램’(사진)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퓨전 반도체 개발은 2004년 세계 최초의 ‘원낸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그러나 원낸드가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저장 장치인 데 비해 원D램은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성능 개선을 목적으로 한 최초의 퓨전 반도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회로 면적 50%, 소비 전력 30% 줄일 수 있어

원D램은 통신 및 미디어용 D램 2개와 S램을 하나의 칩으로 만든 제품으로 모바일 기기의 소형화와 경량화, 고기능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모바일 기기는 고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통신과 미디어(카메라, 동영상, 게임) 기능을 담당하는 중앙연산처리장치(CPU) 2개와 이들을 각각 지원하는 D램을 사용하고 있다. S램은 D램과 CPU 사이에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해 준다.

김세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상무는 “원D램을 사용하면 휴대전화나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의 수는 물론 회로 면적을 50%, 소비 전력을 30%까지 줄일 수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제품을 더 작고 가볍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원D램의 또 다른 장점은 통신용 CPU와 미디어용 CPU 간의 데이터 처리속도를 5배 정도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는 두 CPU의 전용 D램 2개를 하나로 통합한 데다 두 CPU에 입력되는 데이터 양을 조절하는 기능(Shared Bank)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원D램은 휴대전화와 게임기, 울트라모바일(UM) PC를 비롯한 휴대용 디지털 기기에 널리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008년 2억 달러를 시작으로 2010년에는 8억 달러 규모의 신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 “반도체도 퓨전 개념 도입 강화해야”

이날 황 사장은 IEDM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는 반도체 영역을 벗어나 반도체와 다른 분야의 기술이 합쳐지는 퓨전 반도체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와 나노, 헬스케어 산업이 융합과 복합을 이루는 환경에서는 반도체도 더욱 넓어진 퓨전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며 “크기가 더 작으면서 정보처리 속도가 빠른 반도체 개발을 위해서는 나노 등의 신물질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퓨전 반도체를 기반으로 거대 산업이 합쳐지는 미래의 융합기술(FT·Fusion Technology) 분야에서도 반도체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 사장은 이날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이사회가 수여하는 ‘2006 IEEE 앤디 그로브상’을 수상했다. 2000년 제정된 앤디 그로브상은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다. 매년 한 명에게 주어지는 이 상을 동양인이 받은 것은 황 사장이 처음이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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