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한의사 시장개방’ 논의…내달 본격협상

  • 입력 2006년 12월 18일 03시 00분


한의사 자격 상호 인정 문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거론되고 있다.

17일 재정경제부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8일 끝난 5차 협상에서 한국은 의사, 간호사, 건축사, 수의사, 엔지니어, 물리치료사 등 10여 개 전문 직종의 양국 간 자격 상호 인정을 제안한 반면 미국은 유일하게 한의사 자격의 상호 인정 방안을 제안했다. 양국은 내년 1월 15일 FTA 6차 협상에서 전문직종 시장 개방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재경부 김영모 통상조정과장은 “양국이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한 수준”이라며 “미국은 의사 한의사 자격증을 민간단체가 발급하고 있어 양국이 개방에 합의하더라도 양국 민간단체 대표가 자격 인정 수준 및 범위에 대해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정국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한국은 미국보다 한의학 수준이 높고 한의사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교육기간도 긴데 시장이 개방되면 수준이 낮은 외국 한의사가 대거 들어와 한의학 서비스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의학계는 미국 한의사가 대거 유입되면 국내 11개 한의과대 출신의 독과점 체제가 무너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이 수년간 한국 측에 요구하고 있는 중의사의 자격 인정 등의 문제도 불거질 우려가 있고 한국인이 미국에서 한의사 자격증을 따서 국내에서 개업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미국에는 40여 개 대학이 아시아 의학과를 개설해 3, 4년 과정으로 한의사를 양성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의학 관련 의사는 6만 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한국인 교포 출신이 1만6000여 명, 중국계 출신 중의사가 2만여 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