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 디자인
석: 유선형으로 매끈한 느낌이긴 하지만 카리스마는 좀 부족한 것 같아. 대중적인 자동차의 디자인이 너무 튀면 곤란하지만 고급 브랜드로 가려면 디자인에 조금은 독창성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이: 전면 라디에이터그릴과 전조등이 약간 둔해 보였지만 볼수록 안정감이 있고 고급스럽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인피니티 FX나 아우디 Q7처럼 시선을 잡아끄는 독특한 개성이 없고 유려한 느낌도 조금 부족하더군요.
○ 인테리어
석: 베라크루즈의 실내를 처음 봤을 때 고급 수입차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 내장재의 재질도 딱딱하지 않고 디자인이 세련됐더라고. 스위치의 작동감도 이전 자동차들보다 한결 고급스러워졌어.
플라스틱류의 도색과 가죽시트의 마감처리 등 몇 가지 소소한 부분들만 개선하면 LUV라는 이름이 어색하지는 않겠더라고.
이: 한국차의 인테리어도 수입차에 밀리지 않는 수준까지 온 것 같아요. 실내 디자인이 신선했고 조작버튼에 들어오는 푸르스름한 불빛도 좋았어요.
이 정도라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을 것 같습니다.
○ 동력성능
석: 내구성은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최대출력 240마력인 3000cc 디젤엔진의 출력은 괜찮았어. 폭발적이라고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2t이 넘는 덩치를 움직이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10.5초로 중형승용차와 비슷했고 시속 150km 이상에서도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쉽게 올라가서 기존의 디젤 자동차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어. 스포티한 주행을 하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출력은 충분하다고 봐.
이: 선배와는 생각이 다릅니다. 고급 브랜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면 출력이 남아돌아야 한다고 보거든요.
치고 나가는 힘이 그다지 크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힘이 모자란 것은 아닌데 조금 더 잘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이야기죠.
최근에 300마력이 넘는 4000∼5000cc급 수입 SUV를 여러 대 타봐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핸들링과 승차감
석: 충분히 부드럽고 편안하기는 한데 그만큼 차체의 흔들림도 크더군. 부드러우면서도 흔들림이 적은 차를 만드는 것이 기술인데 말이야. 중형 이상의 승용차를 타는 느낌처럼 승차감이 편안하기는 했지만 운전대를 움직여 보면 기존의 대형 SUV들처럼 차체의 반응이 느린 점은 아쉬웠어.
엔진소음이나 바람소리, 노면소음은 합격점이야. 특히 엔진소음은 과연 디젤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더라고. 참고로 내 귀는 둔한 편이야.
이: 수입브랜드의 고급 SUV들을 타보면 승용차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핸들링이 좋은 경우도 있던데 베라크루즈는 아직 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고요. 4000만 원대에서는 쉽지는 않겠지만 노면 상황에 따라 차체의 흔들림을 줄여주는 자동조정 서스펜션(현가장치)이 추가됐으면 해요.
엔진소음은 평범했어요. 내 귀가 예민한가 봐요.
○ 총평
석: 현대차가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는 느낌이 ‘팍팍’ 오더군. 하지만 LUV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2% 부족하다는 생각이야.
엔진과 변속기는 합격점인데 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 등 전반적인 조화와 고급차에서 우러나오는 ‘아우라(Aura·광채)’가 부족했어.
이: 베라크루즈를 타보고 나서 국산차가 한 단계 발전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어요. 조금 더 발전시키면 고급 수입차에 길들여진 소비자들도 눈을 돌릴 것 같아요.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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