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으로 전통 잇고… 독자 기술로 회사 키우고…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2시 59분


가업을 이어받아 탄탄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 2세 기업인들이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처음 마련한 ‘우수 가업 승계 기업인상’을 19일 수상했다. 왼쪽부터 손주환 안전공업 사장, 김강배 성남기업 사장, 이인철 영도트림아트 사장.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가업을 이어받아 탄탄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 2세 기업인들이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처음 마련한 ‘우수 가업 승계 기업인상’을 19일 수상했다. 왼쪽부터 손주환 안전공업 사장, 김강배 성남기업 사장, 이인철 영도트림아트 사장.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경주 불국사 복원 공사(1973년)와 청와대 본관 목재 창호 공사(1991년)는 못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목재를 짜 맞추는 전통적인 기법으로 진행됐다.

이런 전통 기법은 목재 창호 분야의 ‘장인(匠人)’을 보유한 성남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천에 본사를 둔 성남기업은 1935년 목수인 고 김태옥 사장이 세운 ‘성남목공’에서 출발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아들 김강배(66) 사장은 이 회사를 견실한 중견 중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9일 성남기업에 ‘우수 가업(家業)승계 기업인상’을 시상했다. 이 회사와 함께 의류봉제자재업체 영도트림아트와 자동차부품업체 안전공업도 같은 상을 받았다.

중기중앙회는 “설립된 지 30년 이상된 중소기업 중 가족이나 친인척이 대를 이어 뛰어난 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을 격려하기 위해 올해 처음 이 상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 불국사 복원-청와대 목재 창호 공사 수주

김강배 사장이 1966년 가업을 물려받기 직전인 1965년 성남기업의 연간 매출은 4억 원이었다. 40년이 지난 지난해에 매출은 299억 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35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현준 성남기업 기획실장은 “전체 직원 160여 명 중 60여 명이 기술자”라며 “기술자 중 20년 이상 근무한 분이 절반으로 이들 장인이 회사가 지닌 힘의 원천”이라고 소개했다.

김 사장의 장남인 김 실장은 토목공학과 실내건축을 전공한 ‘건축인’으로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 회사 기술자들은 현재 사용하는 118개 기계장비 중 16개를 직접 만들었다. 이 장비는 3, 4개의 생산 공정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불국사 복원 공사에 참여하는 한편 청와대 영빈관과 귀빈 접대 장소로 사용되는 상춘재의 목재 창호 공사를 단독 수주할 수 있었다.

○ 독자 기술로 LCD TV 모니터 접착테이프 개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TV 모니터, 한국쓰리엠의 산업용 마스크에는 모두 영도트림아트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경기 포천시에 본사를 둔 영도트림아트는 2년여 간 연구한 끝에 올해 초 독자 기술로 LCD TV 모니터에 사용되는 접착테이프를 개발했다. 한국쓰리엠의 산업용 마스크 밴드도 이 회사가 만든 것.

이재철 영도트림아트 영업관리팀 부장은 “마스크 밴드는 고무를 실로 감싸 만드는데 제작 과정에서 불량률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생산 효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 회사 이인철(44) 사장은 2000년 부친에게서 기업을 물려받아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연간 매출액은 1999년 17억 원에서 지난해 88억 원으로 늘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회사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며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올해부터 회사 이익의 20%를 직원들에게 나눠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기술력으로 해외시장 개척

대전에 본사를 둔 안전공업. 1953년 미군 차량 부품을 수리하는 작은 공장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국내 자동차 밸브 시장의 55%를 공급하는 전문 기업이 됐다.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손주환(58) 사장은 고 손인선 창업주의 장남으로 199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왔다.

당시 87억 원이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 360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이 중 200억 원은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것. 이 회사 제품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미국 선박 엔진 제조업체인 머큐리마린 등에 수출되고 있다.

매년 매출의 6∼7%는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며 실력을 키운 것이 회사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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