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갑과 을은 서로 협의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동시에 사업 분야를 정한다. 갑은 을이 A를 선택할 때 자신이 A를 정하면 12의 이윤을, B를 정하면 15의 이윤을 얻을 것이기 때문에 이 두 경우 더 큰 이윤을 가져다 줄 B를 선택한다.
만일 을이 B를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갑은 9와 10의 이윤 중 더 큰 이윤을 얻게 해주는 B를 택한다. 따라서 을이 어떤 사업 분야를 택할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갑은 항상 B를 선택할 것이다. 을도 갑과 같은 방식으로 B에 진출할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모두 B에 진출하게 되며 각각 10의 이윤을 얻게 될 것이다. 이때 갑과 을의 ‘의사결정요소’는 자신의 이윤이다.
해설 : 고려대 2007학년도(인문계 수시2) 논술시험에서는 ‘의사결정의 기준과 방법’이라는 주제에 대한 5개의 제시문을 제공했다. 이 가운데 위에 소개된 제시문은 경제학의 새로운 분야인 게임이론에서 ‘죄수의 딜레마’로 알려진 사례를 다루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란 두 용의자가 협력하면 서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이기적인 의사결정 때문에 유리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두 명의 죄수가 있다고 하자. 이들은 각각 분리돼 조사를 받는데 둘 다 범행을 부인하면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워 경미한 처벌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자백할 경우 혐의가 모두 드러나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자, 이때 조사를 담당하는 검사가 솔깃한 제안을 내놓는다. “자백한 사람은 방면해 줄 것이나 끝까지 범행을 부인한 사람은 가중 처벌돼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각 죄수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될까?
제시문에 해답이 있다. 갑과 을이 모두 A에 진출한다면 각각 12의 이윤을 얻을 수 있지만 모두 B를 선택해 각각 10의 이윤을 얻을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두 죄수도 둘 다 자백하여 결국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게임이론은 경제주체 사이에 이뤄지는 상호작용의 경제 원리를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로도 활용된다.
예를 들어 경쟁자가 소수인 과점시장에서 각 기업의 수입이 자기의 생산량은 물론 다른 기업의 생산량에 좌우되는 상황, 또는 유사 상품을 파는 기업이 광고를 할 때 각 기업의 이윤이 자신의 광고 전략뿐만 아니라 상대방 기업의 전략에 영향을 받는 경우 등이다.
한경동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