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내년 3월 비정규직 철폐

  • 입력 2006년 12월 20일 14시 21분


우리은행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내년 3월부터 비정규직 행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신 정규직 행원의 내년 임금은 올해 수준으로 동결된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과 마호웅 노조위원장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노사 합의문을 발표했다.

은행들이 시험을 치러 일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적은 있지만 시험을 거치지 않고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화한 전례는 없었다.

또 우리은행은 앞으로 비정규직을 더 이상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비정규직이 내년 3월부터 사실상 없어지는 셈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비정규직은 3100여 명으로 정규직(1만1000여 명)의 28% 수준이다. 비정규직 행원은 대부분 영업점 창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

비정규직 행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기존 정규직 행원과 같은 수준의 복리후생 혜택을 보장받는다. 반면 급여는 일단 현행 수준대로 지급되고, 노사 협의에 따라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다만 변호사 등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 계약직 120명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황 행장은 "이번 조치로 1인당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사회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큰 만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에 이어 국민 신한 하나 등 다른 은행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7월부터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직원을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만큼 은행들이 서둘러 비정규직을 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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