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아래 모여라” 대기업들 통합사옥 건립 붐

  • 입력 2006년 12월 22일 03시 01분


대기업들이 각지에 흩어져 있던 계열사들을 모으기 위해 통합 사옥(社屋)을 잇달아 짓고 있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뿐 아니라 세(勢)를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인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도심에서 빈 사무실을 구하기 어려운 것도 이유로 꼽힌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앰코, 로템은 ‘셋방살이’ 생활을 청산하고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 새 둥지를 틀었다.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뒤 맏형격인 현대차와는 처음으로 사옥을 같이 쓰는 셈이다.

LS그룹은 경기 안양시 호계동에 사옥을 짓고 있다. 2008년 입주가 목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 있던 계열사들은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LS전선과 LS니꼬동제련은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 LS산전은 중구 남대문로 연세세브란스 빌딩 등에 흩어져 있었다.

LS전선 허영길 차장은 “통합사옥 자리는 1962년 그룹 사업이 태동한 역사적인 장소”라며 “통합사옥 건립을 통해 20대 기업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TX는 내년 상반기(1∼6월) 입주를 목표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23층짜리 사옥을 건립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새 사옥은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여 2000억 원을 투입해 짓는다. STX 측은 건물 절반은 임대해 임대수익도 올릴 계획이다.

그동안 STX팬오션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STX에너지와 STX조선, ㈜STX는 강남구 도곡동에 떨어져 있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2008년 입주를 목표로 현 신문로 본사 사옥 맞은편에 제2의 사옥을 지으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최근 대우건설, 한국복합물류 등을 인수하면서 사무실 공간을 넓힐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역시 내년 봄 서초구 서초동에 ‘삼성타운’을 건설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등 주요 계열사들을 불러 모을 예정이다.

부동산투자자문사인 알투코리아 유덕현 과장은 “올해 서울시내 사무실 공급이 크게 줄어 대기업들도 사무실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면서 “2004년 이후 주춤했던 대기업들의 사옥 건립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사옥을 짓는 대기업들
그룹주요 계열사 현 위치 통합 사옥 위치
LSLS전선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경기 안양시 호계동
LS니꼬동제련
LS산전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연세세브란스빌딩
STXSTX팬오션서울 종로구 신문로 광화문오피시아서울 중구 남대문로
STX 조선 서울 강남구 도곡동 STX빌딩
STX에너지
삼성삼성전자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빌딩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물산(유통)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태평로빌딩
삼성중공업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지식센터
삼성테크윈
삼성SDS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옥빌딩
시큐아이닷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르쉐타워
삼성네트웍스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
씨브이네트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화빌딩
금호아시아나금호산업(건설)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빌딩서울 종로구신문로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빌딩
자료: 각 기업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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