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가격 잇따라 인상

  • 입력 2006년 12월 24일 16시 18분


국내 자동차 업계가 잇따라 완성차의 수출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의 내년 모델 가격을 소폭 인상한데 이어 쌍용차도 내년 초부터 한층 강화된 배기가스 기준(유로Ⅳ)을 충족한 유럽 수출차종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서 팔리는 아제라(국내명 그랜저)의 가격을 328달러(약 31만1600원) 올린데 이어 인도에서도 내년 상반기 중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엘란트라(국내명 신형아반떼) 가격을 1313 달러, 쏘나타와 티뷰론을 각각 231달러와 577달러씩 올렸다.

쌍용차 역시 내년 초부터 유로Ⅳ 기준에 맞춰 제작한 렉스턴, 카이런, 액티언, 로디우스 등 고급 레저용 차량(RV)의 가격을 평균 1~2%(400~700유로·약 48만~84만원)씩 인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아차 역시 내년 초 수출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다.

문제는 한국자동차 메이커들이 환율하락 압박을 못 이겨 수출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해외 경쟁업체들은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낮추고 있다는 점.

실제로 올해 들어 10월말까지 현대차의 평균 미국 판매가격은 작년 말보다 9.2% 올라 포드(0.7%), 도요타(0.5%), 혼다(0.3%)의 가격인상률을 크게 앞섰고 닛산은 가격을 4.1% 인하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국내 업체가 일부 사양을 고급화해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이미 현대차와 도요타의 가격차가 10% 이내로 좁혀진 상황에서 추가로 수출가격을 올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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