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설립 점점 준다
올해 제조업 창업이 2003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7일 한국은행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새로 설립된 제조업 법인은 766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8755개)보다 12.4% 감소했다.
업종별 신설법인 현황이 처음 집계된 2003년에는 1만2445개의 제조업 법인이 새로 생겨났다. 이후 제조업 창업은 2004년 1만1078개, 2005년 9435개로 매년 줄어들었다.
신설법인 가운데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23.6% △2004년 22.8% △2005년 17.9% △올해 1∼11월 16.6%로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올해 신설된 전체 법인도 4만628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8199개)보다 4% 감소했다. 창업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가운데 제조업 창업이 가장 움츠러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는 등 외부 경제 환경이 악화되자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조업 창업이 눈에 띄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수출해도 남는 게 없어
수출해서 벌어들인 이익이 얼마인지를 보여 주는 지표인 수출채산성이 2004년 4분기(10∼12월) 이후 8분기 연속 나빠졌다. 원-달러 환율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채산성 악화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올해 3분기(7∼9월) 수출채산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3분기 달러 표시 수출가격은 7.7% 상승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화 표시 수출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에 수출비용(생산비)은 1.6% 상승해 수출채산성이 나빠졌다.
수출가격에서 수출비용을 뺀 손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는 수치인 수출채산성은 크게 원화 표시 수출가격과 수출비용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수출가격이 하락할수록, 그리고 수출비용이 상승할수록 수출채산성은 악화된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내년 1분기 기업경기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내년 1분기(1∼3월) 경영 여건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은행 기은경제연구소는 전국 3070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중소제조업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미래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2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 보는 기업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이 같은 수치는 올해 내내 BSI 실적치가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부정적이다.
올해 1분기 중소제조업체들의 전망 BSI는 100이었는데 실적은 84였다. 2분기(4∼6월) 전망치는 122로 경기가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적치는 87에 불과했다. 3분기(7∼9월)와 4분기(10∼12월)도 전망치와 실적치의 괴리가 컸다.
올해는 그나마 경기가 좋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라도 있었지만 내년 1분기는 92로 100보다 낮아 경기회복 희망마저 접었음을 보여줬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내년 “정치 불안정” 전망
내년에 북핵을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고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사회적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7일 ‘SERI(삼성경제연구소의 약칭) 전망 2007년’ 책자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내년에 열리는 6자회담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북한에 대해 제재 일변도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6자회담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6자회담이 결렬되면 유엔 차원에서 제재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고 이에 북한이 강경하게 대응하면 위기는 고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대통령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되고 사회 각계각층의 요구가 분출하면서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내년 3월까지 타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는 “미국 의회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이 새로운 장애 요인으로 등장할 것”이라며 “한국의 현 정부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한미 FTA를 적극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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