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코스피지수는 한때 1,200선까지 급락했다가 최근 1,400선에 겨우 올라서는 등 전반적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연초에 비해 45포인트(3.2%) 정도 올랐을 뿐이다.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전망은 어떨까. 으레 그랬던 것처럼 내년 시장 전망도 매우 우호적이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지수가 1,800선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년 한국 증시를 위협하는 변수를 감안하면 그렇게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와 기업 실적 개선은 호재
내년 증시 낙관론의 배경에는 ‘주식 매수 기반 확대’가 깔려 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연기금의 내년 신규 주식투자 규모가 17조2600억 원으로 올해(6조5800억 원)보다 10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 규모의 돈이 증시에 신규 유입되면 큰 활력소가 된다. 기업 실적도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경제성장은 다소 둔화되지만 분기별 성장률이 점차 높아지면서 3년 만에 가시적인 기업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는 환율과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등 대외적인 환경이 개선되고 정보기술(IT)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 매도세 내년에도 지속될 듯
하지만 내년 한국 증시를 위협하는 변수도 의외로 많다.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동부증권 신성호 상무는 “만약 집값이 폭락하면 펑크난 걸 메우기 위해 환금성이 좋은 주식을 팔아치울 가능성이 높다”며 “역대로 부동산과 증시는 ‘동행’ 관계이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증시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소비 침체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 논리가 득세하는 상황이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리면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내수주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 핵 문제는 여전히 큰 변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7일 “북핵을 둘러싼 위기는 더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불안한 안보상황이 펼쳐지면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올해 한국 주식을 10조 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던 외국인 매도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1980년대의 ‘1987년 미국 증시의 블랙 먼데이’ △1990년대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이어 △내년(2007년)에는 대통령선거, 달러 급락, 부동산 버블 등 3가지 악재가 빌미가 돼 한 차례 더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연구원은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에는 증시가 하락세를 탈 때가 많았다”며 “환율 하락과 부동산 버블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