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소뼈에 반덤핑까지 '먹구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이 반(反)덤핑 절차 개선 등 한국의 무역구제 관련 요구를 거부해 한미 FTA 협상이 어려움에 빠질 전망이다.

외교통상부는 미국 행정부가 27일(현지시간) 한미 FTA 협상 무역구제 분야에서 한국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고 한국에도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28일 밝혔다.

미 행정부 보고서는 무역구제에 관한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려면 미국의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의 모든 제안에 대해 계속 협상할 것이며 의회와도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미 의회가 행정부에 무역촉진권한(TPA)을 부여하면서 무역구제 제도 변경에 관련된 사항은 TPA 만료 180일 전에 보고하도록 한데 따른 것이다.

이혜민 외교부 한미 FTA 기획단장은 이 보고서에 대해 "실망스럽지만 협상 여지는 열어둔 것"이라고 평가하고 "무역구제 절차 개선에 대한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지는 앞으로 협상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번 보고서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벌이는 한편 무역구제와 관련, 다른 요구를 하거나 기존 요구사항의 문구를 바꾸는 등 협상에서 한국 측 요구를 반영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한국은 이달 초 미국 몬태나 주 빅스카이에서 열린 한미 FTA 5차 협상에서 반덤핑 절차 개선 등 5가지 안을 제시하면서 미국에 일괄 수용을 요구한 바 있다.

미국이 무역구제 관련 제안을 받아들이면 한국이 자동차나 의약품 등 다른 분야에서 양보하면서 주고받기 식 '빅딜'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미국의 거부로 협상진행이 더욱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