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성과금 삭감, 노조 반발

  • 입력 2006년 12월 28일 18시 42분


현대자동차가 "노조의 불법파업 때문에 자동차 생산이 목표에 미달됐다"며 연말 성과금을 50% 삭감, 100%를 지급하기로 결정하자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연말 성과금을 생산목표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지급해 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임금교섭에서 생산목표 달성도에 따라 성과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바 있다.

올 7월 노사가 마련한 합의안에 따르면 회사는 △생산목표를 100% 이상 달성하면 150% △95~100% 미만을 달성하면 100% △90~95% 미만을 달성할 때는 50%의 성과금을 지급한다.

회사 측은 28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올해 생산목표는 연말까지 176만7000대였으나 임금교섭을 할 때 한 달간의 파업에 따른 생산손실을 감안해 12만대(6.8%)를 축소한 164만7000대로 조정했지만 최근의 정치파업으로 결국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해 성과금을 50% 줄여 지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올해 차량 생산대수 실적은 연말까지 총 162만2000대로 조정된 생산목표보다 2만5000대가 부족, 생산목표를 98.5% 달성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협상 관련 파업으로 9만3882대,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른 12차례 '정치파업'으로 2만1242대를 생산하지 못하는 등 노조의 파업으로 차량 11만5124대를 생산하지 못해 1조5907억 원어치의 생산차질을 초래했다.

회사 측은 "이제 노조도 무책임한 파업으로 인한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성과금 차등 지급 원칙은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을 제외한 1991년 이후 매년 연말성과금을 생산목표 대수를 달성하지 못해도 차등 없이 지급해 왔다.

현대차 윤여철 사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해마다 계속된 파업으로 우리 회사의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향 조정된 생산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성과금을 그대로 지급한다면 국민들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생산목표를 거의 다 달성했는데도 회사 측이 성과금을 50%나 삭감하는 것은 노조를 말살하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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